정부가 소송전략 차원에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수는 있다. 우리의 대응전략 등을 굳이 상대방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공개해도 될 내용까지 비밀에 부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은 당장 이번 소송이 열리는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도 알지 못한다. 전문가 참관도 불가능하다. 제출자료는 물론 증언도 비공개다. 심지어 재판부의 결정 내용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최소한 소송 상대방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였다가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을 받고 넘겨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2007년 HSBC에 외환은행을 매각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을 때 우리 정부가 매각 승인을 지연시켜 더 큰 매각차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데 이게 맞는 말인가. 그렇다면 소송액이 이렇게 클 이유가 없지 않을까. 정부의 비밀주의 때문에 항간에서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가능한 범위에서나마 소송 내용을 공개해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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