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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조 혈세 걸린 론스타 소송 내용 하나도 몰라서야

우리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맞붙는 투자자국가소송(ISD)이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시작된다. 이 소송은 우리 정부와 외국인 투자가 사이에 벌어지는 첫 ISD로 소송액만도 무려 5조원대로 알려졌다. 자칫 결과가 잘못 나올 경우 모든 국민이 10만원씩 내야 배상금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다. 국민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국민은 소송 내용을 알고 싶고 또 당연히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은 소송이 15일 워싱턴에서 열린다는 사실뿐이다.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월 인사청문회 때 심리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소송전략 차원에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수는 있다. 우리의 대응전략 등을 굳이 상대방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공개해도 될 내용까지 비밀에 부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은 당장 이번 소송이 열리는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도 알지 못한다. 전문가 참관도 불가능하다. 제출자료는 물론 증언도 비공개다. 심지어 재판부의 결정 내용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최소한 소송 상대방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였다가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을 받고 넘겨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2007년 HSBC에 외환은행을 매각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을 때 우리 정부가 매각 승인을 지연시켜 더 큰 매각차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데 이게 맞는 말인가. 그렇다면 소송액이 이렇게 클 이유가 없지 않을까. 정부의 비밀주의 때문에 항간에서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가능한 범위에서나마 소송 내용을 공개해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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