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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100일] 분야별 국정평가

● 정치·행정-인사파동·광우병에 지지율 급락 이명박 정부는 출범 100일 동안 ‘강부자’ 내각으로 인한 인사파동과 광우병 괴담으로 시작된 쇠고기 정국, 친박 복당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에 따라 국정과제 하나 손쉽게 풀리지 않고 민심과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면서 국정은 꼬이고 지지도는 급락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만 해도 60% 이상을 웃돌던 지지율이 최근에는 20% 중반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집권 초기 국정 장악에 실패하며 국정난맥을 보이고 있다. 그 출발점은 인사파동이다. 출범 직전 국무위원 인선과정에서 불거진 ‘강부자’ 내각은 1급 이상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이 공개되면서 강부자 청와대로 옮겨져 청와대 수석들이 투기 의혹과 사퇴 압력 등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한반도 대운하 추진도 국토해양부가 정부 출범 직후 국책사업단을 부활한 것이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을 촉발했다. 여기에 4대강 하천정비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연장선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대운하를 둘러싼 정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미숙한 국정운영이라는 지적을 받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쇠고기 파동이다.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의 장관 고시 강행으로 야 3당이 장외투쟁에 돌입하는 등 대정부 투쟁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30일 임기 개시된 18대 국회의 파행이 당분간 불가피한 실정이다. 정치권은 이명박 정부가 집권 3개월 만에 집권 후반기 레임덕과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권위적 리더십 ▦소통 시스템 ▦정책신뢰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외교·통일·안보-'실용 외교' 의욕만큼 성과는 미진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대한 평가는 ‘의욕만큼 성과가 미진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이념이 아닌 실용으로 풀어가겠다”며 비교적 유화적인 대북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그러나 북측은 이 대통령을 ‘역도’라는 극한 표현까지 써가며 단호히 거부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표방한 ‘비핵ㆍ개방 3000구상’ 등의 정책이 현실성을 떠나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쪽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실용’에 어색한 북한이 남북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이 대통령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였다는 분석이다. 한미-한일-한중 관계도 순탄치 못했다. 미국-일본-중국으로 이어진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과 ‘21세기 전략동맹’,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한미관계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으로 빛이 바랬으며 한일관계는 일본이 ‘독도는 일본 땅’임을 교사용 지침서에 기재하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한중관계도 정상회담 당일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한미동맹 비판’ 발언 등으로 의미가 퇴색됐다. 이 대통령은 중국 방문 중인 지난달 29일 베이징(北京) 특파원단과의 자리에서 “실용외교가 두달 만에 꽃을 피웠다면 그것은 정상이 아니다”며 “오히려 해외에서는 실용외교의 성과가 내년 하반기 정도에 나타나지 않겠나 한다”며 ‘실용외교 정책 실패’ 지적에 반박했다. ● 사회·복지·문화 이명박 정부의 사회문화 분야 정책은 설익은 내용의 발표와 번복으로 국민적 신뢰감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욕만을 너무 앞세운 나머지 정책을 조율하고 발표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공한 교육 대통령이 되고 싶다”던 이 대통령은 취임 초 영어몰입교육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오는 2010년부터 일반 교과를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몰입교육’ 정책을 발표했으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이 대통령은 “없었던 것”이라며 백지화했다. ‘능동적 복지’를 모토로 성장을 통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복지정책도 비판을 받았다. 복지전문가들은 “저임금 일자리 2만개를 늘린들 민생이 나아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용정부의 복지에 대한 여론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인수위 공약에 포함시켰던 보건의료 산업화를 일단 보류했다. 효율성을 강조한 정부의 일처리는 여당에서조차 “너무 서둘렀다”며 지적의 대상이 됐다. 결국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여론 수렴에 소홀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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