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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는 언어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생활방식도 경험하고 배우는 기회인 만큼 '어디로 갈 것인가'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 미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나라로 지역 간에 기후나 문화 차이가 커 연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고민에 빠뜨린다.
미국 어학연수 지역을 정할 때에는 먼저 동부와 서부로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동부 지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하버드대ㆍ예일대 같은 아이비리그 명문대학이 많이 몰려 있다. 교육여건이 좋아 생활수준이나 학비ㆍ생활비가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며 교통이 발달해 있다.
반면 서부 지역은 계절 구분 없이 날씨가 온화하며 자연경관과 도시가 잘 어울러진 안락한 생활환경을 자랑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10개 대학을 통칭하는 UC계열 주립대학이나 워싱턴대 등이 유명하다. 동부에 비해 물가는 저렴하지만 샌프란시스코ㆍLA와 같은 주요 도시 물가는 크게 차이가 없다. 대중교통 시설이 미비해 이동할 때 자동차는 필수다.
이 같은 지역적 특징을 잘 살펴보고 동부와 서부의 한 도시를 골라 계속 머무는 것도 좋고 자신의 상황이나 성향에 맞게 동부와 서부의 도시를 조합해 연수 메뉴를 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보통 6개월 이상 생활하는 곳인 만큼 교통이나 물가부터 기후나 치안까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유명 도시에 대한 환상만으로 어학연수 목적지를 고르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여행ㆍ연수를 동시에…뉴욕 코스=미국에서 여행과 어학연수를 동시에 경험하고 싶다면 뉴욕ㆍLAㆍ시애틀 같은 대도시를 추천한다. 특히 인구 800만 도시 뉴욕은 상업에서 정치ㆍ발레ㆍ스포츠 이벤트까지 모든 분야가 발달해 있어 미국 문화의 최첨단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다양한 어학연수 기관도 몰려 있어 세계 각지의 유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면서 생긴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발달해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낯선 지역의 정보, 주거공간이 필요한 어학연수생들에게는 편리한 곳이다. 게다가 교통시설 발달로 미국 곳곳으로의 여행이 용이해 다양한 도시를 경험하고자 하는 어학연수생에게 적합하다. 단 다른 도시에 비해 물가가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추운 타는 학생은 가을 보스턴, 겨울 샌프란시스코 코스=올해 가을부터 6개월간 미국 단기 어학연수를 떠날 생각이라면 동부를 거쳐 서부 지역으로 옮겨가 보는 것도 좋다. 보스턴에 위치한 어학원에서 공부하면서 근처에 위치한 퀸지 마켓, 보스턴 커먼과 같은 활기차고 유서 깊은 지역을 둘러볼 수 있어 미국 문화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겨울이 되면 동부 지역 날씨가 쌀쌀해지므로 따뜻하고 밝은 서부 지역 샌프란시스코 센터로 옮겨가 남은 기간 동안 맑은 날씨 속에서 어학공부를 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서부에서 미국 어학연수 지역으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항만이 유명하며 인종의 용광로라는 미국의 별명과 걸맞게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는 활기찬 국제도시다. 볼거리가 다양하고 도시가 아름다워 많은 어학연수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미국 대학 준비하려면 LAㆍ보스턴 코스=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사람이라면 대학진학준비과정인 패스웨이(Pathway)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는 서부 LA의 우드버리대(Woodbury University)에서 공부를 시작해보자. 미국의 도시 중 가장 많은 한인들이 거주한다는 LA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교육 인프라와 편의시설이 발달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LA에서 대학준비과정을 마친 후에는 미국에서 가장 학구적인 도시인 동부 보스턴에 위치한 대학 내 어학연수 프로그램으로 옮겨 나머지 공부에 집중해보자. 미국 대학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도 있고 어학연수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 받을 수 있다.
동부 보스턴은 명문대인 하버드ㆍMIT를 비롯해 약 75개 대학들이 소재하고 있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대학도시다. 학문과 문화의 중심지로 미국 건국 200년의 역사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도시계획에 따라 보스턴 중심가는 현대적인 빌딩과 영국풍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영어공부ㆍ인턴십 노리면 시애틀ㆍ뉴욕 코스=어학연수로 어느 정도 어학실력을 높인 뒤 인턴십 경력을 쌓고 싶다면 서부 시애틀이나 동부 뉴욕을 추천한다. 시애틀의 동쪽으로는 태평양이 서쪽으로는 퓨젓사운드(Puget Soundㆍ워싱턴 주 북서부. 태평양의 긴 만)와 워싱턴호, 그리고 만년설이 아름다운 레이니어산(Rainier), 올림픽산(Olympic), 노스 카스케드산(North Cascades) 3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풍부한 자연환경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항구도시로 하이킹ㆍ바이킹ㆍ낚시ㆍ캠핑ㆍ스키ㆍ골프 등의 스포츠가 발달한 곳이다.
미국의 자연을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이지만 동시에 경제ㆍ문화ㆍ교육 등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스타벅스, 보잉(민간 여객기), 아마존닷컴, 마이크로스프트 등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어학연수 후 인턴십을 원하는 학생이 있다면 추천할 만하다.
뉴욕에는 집중영어코스로 미국의 회사 문화를 배우고 현지인들과 일하면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미국 실무 비즈니스 영어과정(Business English in Action)이 잘 갖춰져 있다, 실무 영어를 배운 후 많은 회사들이 위치한 세계 경제 중심지 뉴욕 맨해튼에서 다양한 인턴십 기회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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