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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0월 23일] '차이완 태풍' 이겨내려면

"한국은 참을성 있게 중국과의 경협을 진행시켰던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나 중국과의 경협 자체에 부정적이던 민진당 정권에 감사해야 한다." 지난 6월 대만 국민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고문의 골자다.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정권이 집권한 지 1년 반이 지난 요즘 대만 정부와 집권당은 '차이완(차이나+타이완)'의 가능성에 한층 고무돼 있다. 중국과의 양안(兩岸)관계에서 대만 독립이나 그 반대인 중국과의 통합 등 정치 이슈와 경제를 분리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마잉주 정권의 등장 이후 대만에서는 중국 시장ㆍ자본을 활용하려는 동기가 강해졌다. 최근 대만의 수출 급감→성장세 약화는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안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 중국 내수시장 판로 뚫어야 대만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올해 1~7월)나 되며 중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대만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8%대로 올라섰다. 양안 간 경협 확대가 호혜적 무역협정(PTA)으로 이어진다면 중국 정부가 바라는 통합 논의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안 간 PTA는 한국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 한국과 대만의 주력 대중(對中) 수출품목이 겹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대만이 지난해 , , LCD 262, 338 7.3%, 12.2%. 올해 6월 중국 전자업체들은 대만으로 날아가 LCD 패널을 대량 구매했다. 본토 정부의 '바이 차이나(Buy China)' 정책에 따른 것이지만 일과성 거래가 빚어낸 시장지위 향상에 새삼 주목하는 분위기다. 본토 정부의 기간산업 육성 방침이나 첨단기술 이전에 대한 대만 당국의 우려 등을 감안할 때 LCD 분야에서 수급거래관계를 고착화시키는 '록 인(Lock inㆍ이탈방지 혹은 고착)' 형태가 유력해 보인다. LCD에서 TV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거래 파트너로 양안협력이 효과적임이 실증됐다. 미국ㆍ유럽 등 중국의 주력 수출시장은 향후 수년간 극적인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중국 내수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양안 간 해빙 무드는 이를 더욱 요원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뚫는 왕도는 그곳 시장이 원하는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 LCD 업계가 중국 현지에 패널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중국 수요업체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양안 PTA가 높일 관세장벽을 넘어서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기 어렵다면 대만 기업들의 장점을 빌리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대륙시장 진출에 발판이 됐던 인맥, 언어적 동질성, 유통분야의 경쟁력 등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 기업의 중국시장 직접투자(FDI) 현황은 '화베이(華北)지역 편중성'이 심한 반면 대만 기업들은 중국 최대시장인 장쑤성(江蘇省)ㆍ상하이(上海)ㆍ광둥성(廣東省) 등에 고르게 퍼져 있다. 다른 지역 기업ㆍ제품을 차별하는 '지역 간 이기주의'가 상존하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투자지역의 편중성은 시장 확대를 제약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내륙지역 진출은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방향에도 부합한다. 대만기업의 장점 벤치마킹을 외국 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개척은 충분한 적공(積功)이 필요한 장기 과제다. 반면 양안 간 경협 확대의 파괴력은 단기간에 발휘될 수 있다. 이 점에서 양안 간 PTA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했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중 FTA가 구체화되면 한중일 FTA도 가시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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