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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래의 집'에서 산다] 살면 건강해진다 '새집증후군'은 가라 '건강아파트'가 온다친환경 자재 사용 유해물질 발생 최소화생태형 조경·수경시설등 조성도 앞다퉈제도적 기준등 아직 미흡 보완 서둘러야 관련기사 유비쿼터스 아파트 에너지 사용 제로에 도전 감성을 기르는 단지설계 아파트가 거주형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지난해부터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용어가 있다. 바로 ‘새집증후군’이다. 아파트 등 한정된 실내공간에서 오염된 공기가 계속 순환되면서 농도가 증가돼 두통ㆍ현기증ㆍ메스꺼움ㆍ졸음ㆍ눈의 자극ㆍ집중력 감소는 물론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 피부질환 등을 유발시키는 현상이다. 선망의 대상이기만 했던‘새 집’이 자칫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환경부가 실내공기질관리법을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까지 적용하는 등 관련 제도 마련에 나섰다. 건설기술연구원의 실내 공기질 연구조사 결과는 아파트 내부의 유해물질 방출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국 8곳의 입주직전 신축아파트 14가구를 대상으로 한 공기환경 측정 결과 톨루엔ㆍ크실렌 등 휘발성유기용제(VOCs) 오염물질 농도는 실내가 실외보다 무려 6.4~10.5배나 높게 나타났다. 또 건축자재의 표면활성화제ㆍ접착제의 성분인 포름알데히드(HCHO) 농도 역시 실내가 실외보다 2배 높았다. ◇건강 아파트에 사활 걸었다=‘새집증후군’은 아파트 문화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그 동안 첨단ㆍ고급을 전면에 내세우던 각 주택건설업체들이 건강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3월부터 건강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연구과제인‘에코 프로젝트’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건축 마감재에 대한 사내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친환경 제품을 선별 적용한 ‘건강 아파트’ 만들기에 나선 것. 대림산업 기술연구소 내에 있던 환경연구지원팀에 전문인력을 보강,‘에코 프로젝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운영중이다. GS건설은 아파트내 유해물질이 방출 농도를 측정ㆍ분석해‘친환경 건축 마감자재 리스트’를 작성, 각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외기 도입형 환기 시스템(Xi Fresh Air System)’을 개발해 특허출원하기도 했다. 주상복합 등 자연환기가 어려운 아파트의 외부 공기를 실내로 공급하고 강제 팬을 이용해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쌍용건설의‘클리닉 가든’도 눈에 띈다. 레몬밥ㆍ로즈베리 등 치료효과가 있는 향초를 심어 건강을 도모하는 조경시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실내 공기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더??플러스(the# Plus)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 완료했다. 이 모델은 오염물질 방출성능에 따른 자재 등급기준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실내공기질 예측방법을 정립한 것이다. 이 회사 건축사업본부 신연섭차장은 "앞으로 실내공기질 관리를 강화해 선진국 이상의 실내공기환경 확보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단지 주변 생태와의 조화를 고려해‘그린 카펫(Green Carpet)’개념의 녹지를 조성, 자연형 실개천 등 생태형 수경을 적용하고 있다. ◇제도는 아직 초기단계= 이 같은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보완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우선 적용 가능한 친환경자재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친환경자재 인증 마크인 한국공기청정협회의‘HB’마크를 획득한 건축자재는 180여 품목에 지나지 않는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현장에 자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공성과 디자인ㆍ단가 등이 모두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인증을 받은 자재가 제한적이다 보니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힘들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올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힌 공동주택에 대한 ‘실내공기질 권고기준’도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266가구의 신축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1차 실태조사를 실시해 권고기준안을 마련한 상태다. 업계는 단순한 공기질만으로 권고기준을 마련할 경우 건물층고ㆍ계절 등에 따른 실내 공기질 변화를 반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D사 관계자는 “정부가 다급하게 공기질 권고기준을 마련하기 보다는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단순한 실내공기질 개선에 머물고 있는 건강 아파트의 개념도 더욱 확대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림산업 환경연구지원팀 유복희 책임연구원은 “화학물질을 줄이고 친환경 자재를 쓸 경우 새롭게 나타나는 문제가 미생물”이라며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어할 것인가도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08/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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