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취임 이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전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정치적 신뢰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달 초 이스탄불 등에서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반대하는 반중시위가 격화되며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라마단 기간 중 중국 측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무슬림의 종교활동을 단속하자 터키인들은 중국 국기를 태우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시 주석은 최근의 반중시위 등을 염두에 둔 듯 "에르도안 대통령과 터키 정부가 터키 국내에서 벌어지는 중국 주권과 영토안정을 파괴하는 어떤 활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양국이 법 집행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터키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전략적 요충지일 뿐 아니라 유럽의 관문에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우군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일대일로'와 터키의 발전전략을 접목해 공동협력·공동발전·공동번영을 실현하기를 원한다"며 "경제무역·투자·금융·기초시설(인프라)·관광·인문 등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경제협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협력에 대한 답례로 중국이 원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위구르 독립운동의 분파) 등 중국을 겨냥한 테러행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회원국인 터키와 중국의 군사협력을 주목하고 있다. 터키는 지난 2013년 4조원대의 '훙치9' 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하기로 했다가 미국의 반대로 아직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일부 매체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미사일 시스템 수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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