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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불안·여름소비 급증 연말 140弗 돌파 할수도
입력2008-05-06 18:21:37
수정
2008.05.06 18:21:37
WTI, 올들어 두달마다 평균 10弗씩 상승<br>일부 전문가 "150~200弗까지 상승" 전망
수급불안·여름소비 급증 연말 140弗 돌파 할수도
WTI, 올들어 두달마다 평균 10弗씩 상승일부 전문가 "150~200弗까지 상승" 전망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지난 2007년 9월 배럴당 80달러, 10월 90달러, 2008년 2월 배럴당 100달러, 3월 110달러, 5월 120달러….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올 들어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 가격은 두달에 평균 10달러씩 올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었다고 아우성친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이런 기세로 기름 값이 오르다가는 여름 성수기인 오는 9월에 130달러, 연말에 14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WTI는 처음으로 장중 한때 배럴당 120.36달러를 돌파했다. 종가로도 WTI는 사상 최고가인 3.65달러(3.1%) 오른 배럴당 119.97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WTI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94%가량 올라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112.36달러로 전날 대비 3.36달러 급등했다.
국제원유 선물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유가의 다음 목표치로 배럴당 140달러를 보는 트레이더들도 나온다. 국제유가에 거품이 끼어 있어 곧 붕괴될 것으로 믿고 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하던 트레이더들은 번번이 나가떨어진다. 기름에 불붙듯 기름 값이 타오르면서 쇼트세일(공매도)을 할 틈도 없다는 게 상품시장의 하소연이다. 리먼브러더스의 에너지 전문가 제임스 크랜들은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증기 롤러에 동전을 던지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앞으로도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오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 유가상승의 원인이 하나 제거됐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 신호가 새로운 악재로 등장했다. 미국의 소비지수를 가늠하게 하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는 5월에 52로 나와 미국 경제가 2ㆍ4분기에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동안 미국 경제가 둔화되면 국제유가가 내릴 것이라던 기대는 사라지고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게다가 기름 소비가 급증하는 여름이 다가오고 8월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중국에서 에너지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미국 신규 정유사들이 기름탱크를 채워야 하므로 단기적으로 석유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없다. 적어도 올 여름까지는 기름 값이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쟁적으로 기름 값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마켓워치는 유가가 수급 불안감으로 조만간 배럴당 130달러를 깨고 150~200달러를 향해 내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도 최근 "미 달러화 약세로 유가가 200달러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원유 수출국들의 정정불안은 공급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반군의 송유관 시설 파괴로 하루 평균 17만배럴의 수출을 중단했고 산유국 이란이 미국과 핵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아울러 미국 등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원 민족주의를 강화하며 원유 증산에 반대하고 있는 OPEC의 입장도 부담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8일부터 1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에 나서 산유량을 늘리라고 촉구할 예정이지만 '고유가는 투자 자본의 소행'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중동 국가가 얼마만큼 호응해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기존의 유전 및 석유시설이 노후화된 것도 유가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에너지 관련 투자 전문가인 매튜 사이먼은 "노후화된 유전과 정제시설 등을 재건하는 데 100조달러가 들어가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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