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건학 100주년을 맞은 서울 중앙중ㆍ고등학교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나섰다가 졸업장을 받지 못한 교우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16일 중앙고에 따르면 오는 20일 종로구 계동 본교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갖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섰다가 강제로 퇴학ㆍ무기정학을 당하거나 수년간 옥고를 치러 졸업하지 못한 교우 137명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 명단에는 3ㆍ1운동 학생대표였던 박민오ㆍ이춘학 선생을 비롯해 6ㆍ10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권오설(사진 왼쪽)ㆍ이선호ㆍ이동환 선생, 지난 1927년 의열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시인 이상화(오른쪽)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동문 문학인인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시비와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소설가 채만식의 문학비가 학교 운동장에 세워진다. 중앙고는 개교기념일 전후로 19일 동문인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하는 축하 미사를 준비했고 21일에는 ‘교우의 날’ 행사를 열어 ‘자랑스러운 중앙인’ 시상과 축하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중앙고는 1908년 애국계몽운동단체인 기호(畿湖)흥학회가 당시 종로구 소격동에 세운 ‘기호학교’의 후신이다. 동문으로는 독립운동가 장지연ㆍ강창거 선생, 시인 이상화ㆍ서정주, 소설가 채만식, 국어학자 이희승 선생, 정 추기경,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김태현 전 대법관, 정몽준 의원, 영화배우 남궁원, 탤런트 최불암씨, 권투선수 홍수환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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