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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환율·무역갈등 전운

"위안화 가치 절상돼야"

오바마, 시진핑에 압박

中 수출보조금 지급 혐의

美무역대표부, WTO 제소

미국이 중국에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데 이어 수출보조금 지급 혐의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주요2개국(G2) 간에 환율ㆍ무역 갈등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소비 주도의 성장을 지속하고 시장결정적인 환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례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실상 위안화 가치가 절상돼야 한다며 시 주석을 압박한 것이다.

이는 "위안화 약세로 미 제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일부 정치권과 수출기업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여주기' 성격이 짙은 만큼 현재로서는 G2 간 환율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이번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9월 워싱턴DC에서 열릴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투자협정 체결, 사이버안보 문제에 대한 신속한 해결도 언급했다. 잭 루 재무장관 역시 지난 5일 의회에 출석해 "중국의 환율정책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향후 중국의 추가 금리인하로 위안화가 더 약세를 보일 경우 양국 간 환율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미 의회의 양당 의원들이 중국ㆍ일본 등을 겨냥해 환율조작국에 징벌적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권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이후 달러 대비 3.3% 하락했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힘겨루기가 가속화되면서 무역갈등은 이미 심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대표부(USTR) 대표는 11일 "중국이 자국 업체에 수십억달러의 수출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WTO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시범단지(demonstration base)를 조성해 '수출 허브' 기업 179곳에 지난 3년간 10억달러 이상의 보조를 받아 불공정한 가격우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USTR는 섬유·화학·의약품·금속·하드웨어 등 7개 산업 부문에 걸쳐 허브 기업을 육성하고 있고 일부 기업은 최소 연간 63만5,000만달러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섬유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16개사의 수출만도 2012년 33억달러에 달했다고 USTR는 설명했다.

프로먼 대표는 "이런 불공정 프로그램이 미국 근로자들과 기업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WTO에서 중국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분쟁 조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과 미국 간 WTO 무역분쟁 조정 요청은 총 24건으로 이 가운데 15건은 미국 정부 측이 제기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426억달러로 전년보다 23.9%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중미 신형대국관계 발전을 강조하며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첨단 정보기술(IT) 수출 여건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 증권시보 등은 시 주석이 "중미 간 투자협정 협상을 조속히 체결하고 무역과 투자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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