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약달러 옹호발언과 뉴욕증시 급락 영향으로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급락했다.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장중 1유로당 기록적인 1.5239달러까지 오르며 유로화가 도입된 지난 99년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유로 대비 달러화는 1유로당 1.5180달러로 마감해 결국 전날 가격인 1.5218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 또 엔화 대비 달러화도 1달러당 103.74엔에 거래돼 전날보다 1.12엔 급락했다.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지난 한주간 2.4% 떨어져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엔화는 3.2%나 미끄러져 지난 2005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주요 6개국통화와 비교해 환산하는 미국 달러지수도 이 지수가 처음 시작된 73년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지난 99년 1유로당 1.17달러에서 시작한 이래 30%나 가치가 하락했다. 메릴린치는 이번달 말까지 달러화가 유로화대비 1.57달러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부터 1.43~1.49달러선을 지켜온 달러화는 지난달 26일 도널드 콘 FRB 부의장이 신용경색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발언한 뒤 처음으로 1유로당 1.50달러대에 진입했다. 여기에 버냉키 FRB의장이 다음날 하원 정책회의에서 “약달러는 무역적자 해소에 도움이 된다”라고 밝힌 것이 전례없는 달러화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또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와 나스닥이 각각 2.5%넘게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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