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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 우리 기름] <9> 모래에서 기름이 난다

석유公, 加동토서 '오일샌드' 시추 부푼 꿈<br>14만㎢ 유전엔 세계 유수 석유회사 북적<br>이르면 2009년부터 원유생산 가능할듯<br>채굴비용 많이 들지만 고유가로 '청신호'

석유공사가 매입한 캐나다 앨버타의 블랙골드 광구와 위치도.



[남의 땅, 우리 기름] 모래에서 기름이 난다 석유公, 加동토서 '오일샌드' 시추 부푼 꿈14만㎢ 유전엔 세계 유수 석유회사 북적이르면 2009년부터 원유생산 가능할듯채굴비용 많이 들지만 고유가로 '청신호' 캘거리=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유전 위로 흰 눈이 내렸다. 북위 55도 5분. 한낮인데도 수은주는 영하20도로 떨어졌다. 캐나다에서도 그나마 사람이 살만하고, 유명한 관광도시이기도 한 캘거리에서 북쪽으로 700㎞나 떨어져 있는 곳이다. 캐나다 중부 앨버타주에 위치한 이 '블랙골드(Blackgold)' 광구는 한국 기업이 전세계에서 개발하고 있는 유전 중 가장 북쪽 지방에 있다. 블랙골드 광구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이었다. 한국석유공사 캐나다 사무소가 있는 캘거리에서 전날 새벽 출발했다. 하루종일 자동차로 달렸다. 2차선에 눈이 쌓인 도로는 이미 얼어 있었다. 안내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시골길이다. 저녁에는 유전 인근인 라크라비치라는 작은 마을에서 묵었다. 광구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이 마을도 140㎞나 떨어져 있는 북아메리카 대평원의 한가운데 오일샌드 광구가 있다. 기자와 동행한 석유공사 캐나다 사무소의 이호섭 대리는 "국내 언론사 중에서 여기까지 온 것은 서울경제가 처음"이라며 "우리도 신세계를 개척하는 각오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절반이 넘는 14만㎢의 대지위에 오일샌드 유전이 펼쳐져 있었다. 삼림지대 점점이 세계 유수 석유회사들의 유전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세계 2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캐나다의 원유가 대부분 묻혀 있는 곳이다. 한국은 신참이다. 아직 광구를 표시하는 팻말조차 약식으로 나무 막대를 박아놓은 정도였다. 여기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고 저기는 셰브런…. 이런 식으로 안내판들이 잇따라 있었다. 돌아돌아 꾸불꾸불 들어갔을 때 침엽수림 한켠에 빈 공터가 나왔다. 석유공사가 시험시추를 한 장소다. 당시는 장비를 일단 철수한 상태였다. 김상희 관리과장은 "오는 2008년부터 본격적인 채굴시설을 건설하고 캐나다 정부의 승인을 획득하면 이르면 2009년 말부터는 원유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 앨버타주 오일샌드 광구 매입의 매듭을 짓고 '대체석유' 생산에 나섰다. 석유공사가 당시 소유주인 미국 뉴몬트사로부터 2억7,000만달러에 100% 지분을 확보한 블랙골드 오일샌드 광구는 면적 39㎢에 매장량 약 2억1,600만배럴 규모다. 2010년부터는 하루 3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일샌드 유전은 그동안 개발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오염이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제 투자타당성에 대해서는 적지않은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기술발전과 고유가 지속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채산성을 맞출 수 있게 됐고 환경오염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송진현 캘거리 사무소장은 "유가(WTI 기준)가 42달러 이상이면 오일샌드가 경제성 있다"며 "캐나다는 다른 산유국들과는 달리 정치와 사회가 안정돼 개발 리스크가 극히 낮고 또 미국이라는 확실한 시장이 있어 원유 판매에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오일샌드 광구 확보로 한국은 캐나다 석유산업의 상류 부분인 원유채굴뿐만 아니라 하류 부분인 정제ㆍ송유관 설비 및 채굴장비 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한결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캐나다 인프라 시장에 발판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캐나다라는 중요한 원유 공급원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오일샌드가 주종인 캐나다의 석유는 주로 미국에 수출됐다. 하지만 생산량이 늘어나고 아시아 수요가 확대되면서 태평양 쪽으로 원유를 수송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앨버타주에는 최근 2~3년 사이 과거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를 방불케 하는 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오일샌드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메이저 기업들이 몰려오면서 이들 석유업체의 지점이 밀집해 있는 캘거리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고층건물이 급증하고 있지만 사무실을 구하기는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석유공사팀도 지난해 11월 말 캘거리에 도착한 후 한달 만에야 적당한 사무소를 구할 수 있었을 정도다. 송진현 소장은 "채굴 및 정제비용이 많이 드는 오일샌드는 전통적인 유전처럼 '대박'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서의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가 매입한 캐나다 앨버타의 블랙골드 광구와 위치도. "정제시설 구축등 한국참여 기대" 저스틴 라이머 앨버타주 투자산업개발국 선임 국장 "유전개발 외에도 정제시설 및 인프라 구축, 석유화학 등 다른 분야에도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합니다." 저스틴 라이머(사진) 캐나다 앨버타주 투자산업개발국 선임 국장은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늘면서 오일샌드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 하면서 캐나다 앨버타주는 유례없는 유전개발 붐이 불고 있다. 캐나다의 원유 가채 매장량은 1,750억배럴, 세계 2위로 이중 대부분이 오일샌드 형태로 앨버타주에 묻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오일샌드가 경제성이 없었던 과거에는 캐나다의 원유 매장량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고유가라는 외부환경에 기술발전이 더해지면서 '검은 황금'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라이머 선임 국장은 "오일샌드를 통해 원유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송유관이나 정제시설 등 관련 기반시설을 함께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개발과 함께 건설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노동력의 부족, 주택 및 교통 문제 등도 해결이 시급하다"며 "한국이 참여할 여지가 많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앨버타주는 지난 2005년 한해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에 286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중 103억달러가 오일샌드에 집중됐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오일샌드에 오는 2020년까지 총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캐나다의 원유는 지금까지 대부분 남쪽인 미국으로 수출됐다.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서해안 방향으로의 정제 시설과 송유관 건설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라이머 선임 국장은 "오일샌드뿐만 아니라 천연가스와 석탄을 위한 개발 계획도 수립, 추진 중"이라며 "한국으로서는 투자 시장과 원유를 확보하고, 앨버타주는 유전을 개발해 수요처를 확대한다는 의미에서 양국은 윈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는 앨버타주의 적극적인 노력은 기자에게 건넨 명함에서도 묻어 났다. 아시아 담당인 낸시 우 투자유치국장의 명함은 한글로 된 것이었는데 그는 "한국인이 보다 캐나다에 호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오일샌드(Oilsand)란=원유 성분 20% 함유한 검은 모래 오일샌드(Oilsand)는 오일, 즉 원유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모래를 말한다. 덤프트럭에 실린 시커먼 모래를 보면 도로포장 때 사용되는 아스팔트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원유성분을 비튜멘(Bitumen)이라고 부르는데 오일샌드엔 이 성분이 20% 정도 섞여 있다. 비튜멘은 검은색의 무겁고 끈적끈적한 형태의 점성질 원유로 초중질원유에 가깝다. 즉 경질저유황의 합성원유로 개질(upgrading)해야 의미 그대로의 원유가 된다. 따라서 채굴된 오일샌드는 모래와 원유로 분리하고 다시 개질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전통적인 유전에 비해 배럴당 20달러 내외의 추가 비용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채굴 및 개질 기술발전과 함께 고유가 상태가 유지되면서 충분히 수지타산이 맞게 됐다. 오일샌드의 채굴방식은 노천채굴과 지하회수법으로 나뉜다. 노천채굴은 말 그대로 지표면에 묻혀 있는 오일샌드를 석탄을 캐내듯 파낸다. 지상설비에서 비튜멘을 분리해 내고 다음에 개질 과정을 거친다. 75m 이내의 오일샌드에 적용된다. 이에 비해 지하회수법은 깊은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을 채굴하는 방식이다. 땅속에 파이프를 박아 증기를 집어넣은 후 열을 통해 오일샌드 덩어리에서 비튜멘을 분리해 낸다. 지상으로는 비튜멘만을 끌어올린다. 석유공사가 블랙골드 개발에 적용할 방법도 지하회수법 중의 하나인 SAGD(Steam Assisted Gravity Drainage)다. 지하에 2개의 파이프를 수평으로 박아넣고 한쪽에 투입한 증기로 오일샌드를 녹인 후 비튜멘이 다른 쪽 파이프로 흘러 들도록 하고 이를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현재 기술로는 오일샌드 200톤당 100배럴 정도의 원유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입력시간 : 2007/02/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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