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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순천 떠났나… 충성맹세 500명이 도피 지원

검찰, 구례·남원·전주 등 '구원파 로드' 수색 강화

대전까지 도주 가능성도

전남 순천 일대에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이 지역 수색이 며칠째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유 전 회장이 이미 순천을 떠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유 전 회장이 구례·남원·전주 등 열성적인 신도들이 많은 지역을 '구원파 로드' 삼아 거쳐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충성세력 500여명이 이런 유 전 회장의 도피행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순천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범위를 좁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미 유 전 회장이 순천을 떠났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열성적인 신자들이 많은 주요 거점에도 수사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순천을 떠나 충성도 높은 신자들이 많은 지역을 따라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지역들에 대한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원파의 한 관계자도 "순천·구례·남원·전주 지역 신도들이 특히 열성적이고 각종 모금활동 때도 앞장선다"고 말했다.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송치재휴게소 근처 별장에 숨어 있던 유 전 회장은 지난 25일 검찰의 급습을 앞두고 구례 방향으로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례 위쪽으로는 남원과 전주가 이어져 있다. 특히 전주는 구원파 주요 집회가 빠지지 않고 열리는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이 대전까지 도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전은 안성과 함께 또 다른 구원파의 본산지로 유 전 회장의 오랜 종교적·사업적 파트너인 변우섭씨의 근거지다. 대전에는 구원파 신도 200~300여명이 있으며 일요일 예배가 끝나면 근처 농장에서 함께 농사를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이 이런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충성도 높은 신도들의 비호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검찰 수사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크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10만 구원파 신도 가운데 상당수가 유 전 회장의 개인 문제에 염증을 느끼고 있지만 500여명의 신도들은 언제든 유 전 회장을 도울 준비가 돼 있을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이 범인도피 혐의로 체포된 김모(57)씨가 제공한 쏘나타를 타고 도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 차량을 쫓고 있다. 구원파 신도이자 몽중산다원영농조합 직원인 김씨는 이 영농조합 감사이자 순천지역 구원파 총책인 추모(60·체포)씨의 지시를 받아 유 전 회장에게 차량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차량은 24일 순천톨게이트 부근 한 주유소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바 있다.

한편 유 전 회장의 도피는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44)씨가 4일 자신의 승용차를 끌고 순천 지역을 답사했으며 금수원 상무인 이모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추씨 등에게 송치재휴게소 근처 별장을 비우고 내부 수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작전과 함께 유 전 회장의 재산 확보·압류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조평순 삼해어촌영어조합 대표를 소환했다. 검찰은 조 대표가 유 전 회장 일가가 사실상 소유한 영농조합의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영농조합들이 보유한 수천억원 상당의 부동산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소유가 아닌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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