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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오일쇼크' 불안 확산] 국제에너지기구 시각
입력2008-06-29 18:04:00
수정
2008.06.29 18:04:00
"원전 늘려 초고유가 돌파를" <br>"유류세 인하는 산유국 증산만 가로막을뿐"
“유류세를 낮추는 것은 고유가 대책이 될 수 없고 산유국에 ‘잘못된 신호’(Wrong Signal)만 줄 뿐 입니다.”
조란카 피셔(Jolanka Fisher) 국제에너지기구(IEA) 한국담당 데스크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지난 3월 한국이 유류세를 인하한 일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초고유가로 3차 오일쇼크의 위기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해 1970년대 1차 오일쇼크 후 ‘석유위기 공동대응’ 등을 목표로 설립된 IEA의 파리 본부를 찾았다. IEA는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폴란드ㆍ멕시코ㆍ슬로바키아ㆍ아이슬란드를 제외한 26개국이 회원국이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응한 소비국 모임이자 에너지 분야의 최고 싱크탱크이기도 하다.
센강을 앞에, 파리의 명물 에펠탑을 오른쪽에 두고 있는 IEA 본부는 주요 회원국 중 한 곳인 한국 언론의 취재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파리 OECD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초고유가 상황에서 IEA의 역할과 의견을 홍보할 필요가 있었는데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사진 찍는 것을 극구 사양한 피셔 한국담당 데스크는 IEA 본부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한국 에너지정책의 문제점과 나아갈 바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우선 유류세 인하와 관련, “초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산유국들의 증산을 가로막는 일로 결코 좋지 않은 고유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산유국은 국제유가가 높아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세금이 높아 소비자가 힘들다고 주장하는데 유류세 인하는 산유국의 이런 논리를 뒷받침하며 증산을 억제한다는 얘기다. 최근 국내에서도 3월 유류세 인하에 대해 “1조3,000억원의 재정만 까먹었을 뿐 도움된 것은 없다”며 유류세 인하 카드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IEA는 그러면서 한국 에너지정책에서 가장 잘한 일로 원전 확대를 꼽으며 ‘초고유가의 돌파구’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피셔 데스크는 “민주적 방식으로 방폐장 부지를 선정한 한국의 경험은 다른 국가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며 원전부지 추가 선정에 한국이 보여줄 해법을 주시했다. IEA에서 근무하고 있는 2명의 한국인 중 한 명인 윤상흠 애널리스트(글로벌 에너지대화국)는 “IEA는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가동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원전확대를 한국 에너지정책의 장점 중 하나로 빼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IEA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전략비축유 방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실비에 스테판(Sylvie Stephan) IEA 대변인은 “비축유 방출은 석유수급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실시되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에너지 신기술 개발과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집중적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IEA 회원국은 90일분 이상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으며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따른 석유시장의 수급위기 우려에 일제히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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