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도 친박근혜계 실세 인사로 꼽히는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정부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단정적인 의견을 내놓아 '월권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사무총장은 1일 인천 관교동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가안전처 차관을 소방방재청 출신으로 선임하도록 해서 소방조직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세월호 참사 수습 대책으로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대신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된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안전처는 처장(장관급) 아래 정무직 차관 1인과 소방본부장 및 해양경찰본부장을 두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의 소방공무원은 "현재 차관급인 소방방재청장이 1급인 소방본부장으로 '강등'되는 셈"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윤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반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종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성되지도 않은 신설 부처에 대한 인사 문제를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 사전에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핵심 친박 인사인 윤 사무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방향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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