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씨를 비롯해 매슈 토드 밀러(24),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은 평양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CNN은 1일 이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방영했다. 배씨는 인터뷰에서 "지난 1년6개월간 특별교화소와 병원을 오갔다"며 "교화소에서는 주6일, 하루 8시간 동안 농사나 다른 중노동(hard labor)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적 대우를 받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가능한 한 인도적으로 대우 받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처음 억류 당시 북한법 위반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재판을 거치며 위반 사실을 알게 됐다"며 "특별교화소에는 혼자뿐이었다"고 말했다. 배씨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많이 걱정하고 있는 걸 알고 있다. 계속 기도해주고 풀려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북한으로부터 종교활동을 통한 국가전복 혐의로 지난 2012년 11월 붙잡혀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 받았다.
함께 억류됐던 밀러씨는 "(미국) 정부가 강력한 시민보호정책을 펴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는 걸 먼저 말하고 싶다"며 "나는 곧 재판을 받을 예정이고 곧바로 감옥으로 보내질 것이다. 이 인터뷰가 내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건강검진을 받았고 (북측으로부터) 인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파울씨는 "(북측의 대우에) 불만은 없다"며 "지금까지는 (상황이) 좋았다. 여기 이틀 더 있든 20년 더 있든 이런 상황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억류된 미국인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허용함으로써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바란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한 윌 리플리 CNN 기자는 인터뷰가 성사된 동기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통로를 재개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북한의 초청을 받아 평양에 들렀다가 점심시간에 연락을 받고 어딘가로 이동했다"며 "처음에는 고위 당국자와 만날 기회인 줄 알았는데 도착해서야 (억류 중인) 미국인들을 만나게 됐다는 걸 알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