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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후폭풍… 수출 3개월째 뒷걸음

지난달 469억弗로 4.2% 줄어… 러수출 59%나 급감, 日·EU도 20%대 뚝

수입액 15% 감소 영향… 무역흑자 84억弗 최대

"생산성·소비여력 커지면 시간두고 회복" 분석도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수출지역의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저유가가 지속하며 우리 수출이 3개월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물가하락으로 수출 주력제품의 가격마저 하락하는 상황이다. 유가하락이 기업 생산비 절감과 소비 여력 개선에 따른 수요증가로 이어져야 우리 수출이 기운을 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우리 전체 수출은 469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어들었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 3.1% 증가하며 반짝 개선했지만 올 들어서는 1월(-0.9%)과 2월(-3.3%)을 포함해 1·4분기 내내 역성장세가 커지는 모습이다. 유가하락에 따라 원유 수입가격이 내리며 지난달 수입액은 386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5.3% 줄었다. 수입액이 감소한 덕분에 무역수지는 84억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38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저유가가 수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수출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제품(-32.5%)과 석유화학(-16.1%)의 수출이 줄었는데 유가하락에 따라 제품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다. 자동차(-6.7%)와 무선통신기기(-10.0), 철강제품(-4.3%), 가전(-17.2%)의 수출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13대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완성된 해양플랜트 인도에 따라 수출액이 늘어난 선박(13.6%)과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가 개선된 반도체(3.4%)만 호조를 보였다.

주력제품의 수출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마저 줄고 있다. 지난달 최대 수출지역인 중국 수출 증가율은 1.7%에 그쳤고 일본(-14%)과 유럽(-9.5%), 아세안(-13.7%)은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1·4분기 주요 지역 수출 증감률을 보면 미국(13.3%)을 제외한 중국(-1.5%)과 일본(-22.0%), EU(-20.9%), 러시아(-59.3%)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실적이 급감하는 추세다.



수출액 감소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기업들이 앞다퉈 제품 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열연강판의 수출단가는 지난해 톤당 500달러 수준에서 400달러까지 내려왔고 55인치 울트라HD TV 판매가격도 지난해 중순 2,100달러선에서 최근 1,800달러까지 떨어졌다. 자동차는 저유가에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 지역 수출이 급감(-71.5%)한 데 이어 최대 수출처인 유럽과 미국에서 엔저로 기운을 차린 일본 차와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어 수출액이 둔화하는 추세다.

정부는 수출이 3개월 연속 줄어들자 단기 수출촉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주력제품의 경쟁력 회복을 돕겠다는 취지다. 김남규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지난해 수준의 유가를 반영하면 수출 증가율이 2%대로 양호하지만 세부 수출품목을 보면 세계시장에서 경쟁심화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 확대와 수출 유망품목 마케팅을 강화하는 단기수출촉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경기가 회복하고 있고 저유가로 기업들의 생산비용도 감소하기 때문에 수출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세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경기가 회복하고 있어 우리 수출의 전망이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며 "저유가가 길어지면 기업들의 생산성도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도 커지기 때문에 수출이 시간을 두고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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