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은 직업에 대한 가치 패러다임의 문제입니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어야 합니다. 공부 머리만 키울 게 아니라 일 머리가 발달한 사람에게는 기술 중심의 교육을 시켜서 평생 직업을 찾아줘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보다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게 해서 직업의식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1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서울 COEX에서 열리는 ‘2008 미래직업박람회’를 앞두고 17일 마포 법인사무국에서 만난 허병기(62)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이번 박람회는 청소년들에게 땀과 기술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그래서 행사도 전시 위주가 아닌 체험 위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미래직업박람회는 그동안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실시해오던 직업훈련ㆍ자격박람회를 이어받아 한국폴리텍대학이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찾아라! 10년 후 내 모습’이라는 주제로 직업의 역사, 미래 직업, 유망 직업에 대한 다양한 전시가 마련된다. 특히 직업체험관을 별도로 구성해 바텐더ㆍ딜러ㆍ게임프로그래머ㆍ항공비행사ㆍ산업잠수사 등 다양한 직업을 참가자들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허 이사장은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7~12세 소녀들을 타깃으로 한 키즈 마케팅을 펼쳐 미래 고객으로 만든다고 한다”면서 “이번 박람회가 초ㆍ중ㆍ고교생 등 청소년들이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람회 기간 중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한국폴리텍대학축전이 함께 열린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폴리텍대학축전은 전국 40개 캠퍼스 교직원ㆍ학생들이 참가해 화합을 다지는 축제다. 특히 올해는 한국폴리텍대학의 전신인 중앙직업훈련원이 개원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 이사장은 “지난 2006년 기존의 기능대학에서 한국폴리텍대학으로 ‘신장개업’한 지 2년 만에 처음으로 1만여명의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인다”면서 “기술 중심의 경쟁력을 갖춘 현장실무 기능 엘리트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허 이사장은 제약회사 근무와 개업약사로 활동하다 정당인으로 변신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사회개발연구소장과 국회 정책연구실장,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거쳐 현대리서치연구소 회장을 지낸 뒤 지난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에 부임했다. 그는 “조금만 가르치고 재능을 계발하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라는 점에 끌려 지원하게 됐다”면서 “3년 임기를 마치면 폴리텍대학 기능사나 기능장 과정에 등록해 기술을 배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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