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는 야한속옷이 잘 팔린다는 매출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부산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붉은색 계열의 란제리를 비롯한 섹시한 속옷이 40~50대 주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경기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속설과 같은 맥락으로 가격대가 높은 코트, 니트 등 겉옷에 비해 란제리 등의 속옷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려하고 ‘야한’ 속옷이 마음껏 쇼핑하기 힘든 불경기에 주부들의 ‘쇼핑욕구’를 대신해 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많게는 30% 가까이 신장하고 있는 브랜드도 생기고 있다.
여기에는, 속이 훤히 비치는 옷감이나 레이스 소재를 주로 사용해 속옷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스루 룩(See-through look)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가지 요인이다.
특히, 20~30대가 아닌 40~50대 연령층에서 ‘야한 속옷’이 더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속옷을 ‘속에 입는 옷’ 정도로 생각하던 보수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패션’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중장년 층이 20~30대를 타깃으로 선보이고 있는 패션의류를 즐겨 사 입는 것과 마찬가지로 속옷도 한층 더 젊어진 ‘야한 속옷’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비비안 매장 박태명매니저는 “기념일과 연말 등 선물시즌에는 섹시한 속옷이 평소 주 고객인 젊은 층보다 중장년 층 여성고객이 더 찾고 있어 재 입고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미니스커트, 스키니진, 니트류 등 몸에 딱 붙는 패션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섹시함 과 편안함을 결합한 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의 일반와이어 대신 소프트와이어로 압박을 최소화하고 볼륨감을 높인 브라, 신축 성있는 얇은 소재를 사용해 겉옷에 경계라인이 생기지 않는 노(no)라인 팬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올해 속옷은 고급스런 검은색 원단에 레이스나 망 소재를 덧씌운 시스루 느낌의 섹시속옷에서부터 빨간색, 짙은 초록색과 같이 과감한 색상과 광택소재를 사용한 란제리, 커플 속옷 등 섹시함과 편안함을 강조한 상품이 잇달아 선보일 전망이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 3개점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여성 속옷 대표브랜드인 ‘비비안’ 균일가전을 열어 기존의 클래식한 스타일과 함께 최근 유행하는 ‘야한 속옷’이 모두 나오는 알뜰쇼핑 기회를 제공한다.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롯데 부산본점 지하 1층 행사장과 동래점 3층 행사장, 그리고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광복점 8층행사장에서 1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남녀속옷, 잠옷 등의 이월상품을 정상가대비 최대 80%할인하고, 여성팬티 7천원, 남성 삼각팬티 8천원 등 인기품목을 균일가에 판매한다.
특히 여성의 주요 쇼핑품목인 브라, 팬티는 지난해 보다 30%가 넘는 물량을 준비했고, 롯데 부산본점의 경우, 단일점포 전국 최대인 4억원의 행사물량을 확보해 고객을 맞는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황경상 여성팀장은 “불황이 본격화 된 지난해부터 화려한 속옷을 찾는 고객이 급증해 판매비중도 실제 50%를 웃도는 추세”라며 “관련업계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감안, 섹시한 속옷에 대한 실속가 행사를 대량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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