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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화제의 경제·경영서] 전통사회가 들려주는 삶의 가치

■ 어제까지의 세계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영사 펴냄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게임방을 놀이터로 삼아 놀고 편지나 전화가 아닌 카카오톡을 통해 대화하며 친구를 사귄다. 지금의 중장년층이 동네 공터에 모여 흙을 만지며 생태 체험을 하거나 나무나 돌을 재료로 장난감을 만들며 놀았던 어린 시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퓰리처상을 받은 '총, 균, 쇠'에서 인류 역사의 탄생과 진화를, '문명의 붕괴'에서는 문명의 위기와 종말을 논했던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가 10년 만의 신작 출간을 통해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 세계의 문제점을 성찰하며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길을 찾아 나섰다. 그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통해 우리 삶을 바꿔가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가 아닌 어제까지 우리와 함께 존재했던 전통사회에서 찾는다.

"전통사회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목소리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방식이 유일한 것이 아니며 사회적으로 혹은 생태적으로 다른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그는 뉴기니 원주민, 알래스카 이누피아크족, 아마존 야노마모족, 필리핀 아그타족 등의 사회에서 수십년간 함께 생활하면서 문명의 희망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완성했다.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에서 전통사회와 현대사회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다 어린 학생을 차로 치어 죽게 한 A씨는 고의성이 전혀 없었지만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해) 곧바로 경찰서를 찾아왔다. A씨는 죽은 학생이 자신과 다른 종족이었기 때문에 차에서 내리면 주변 사람들에게 맞아 죽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도 죽은 학생의 친척이 회사 직원들에게 보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출근 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현대사회였다면 피해자의 가족은 민사소송을 계획했을 것이고 가해자의 가족은 변호사와 보험회사 직원과 함께 소송에 대비했을 것이다. 사법체제라는 국가 시스템이 개입되고 사적 복수는 일어나기 힘들다. 반면 뉴기니 전통사회에서는 복수든 보상이든 당사자가 직접 나선다. 그리고 진심을 동반한 보상을 통해서만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 저자는 그렇다고 해서 전통사회를 낭만적으로 미화하지는 않는다. 현대인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는 전통사회의 풍습도 가감 없이 소개하며 현대사회의 장점, 이를테면 편리성과 효율성 등도 함께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 노후를 즐겁게 사는 방법,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는 방법을 바로 '어제의 세계'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2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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