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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혹독한 시련'

펀드 수익률 곤두박질에 아예 사업청산도 잇달아<br> '금융시장 시한폭탄' 우려



세계 금융시장 불안으로 헤지펀드들이 운영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펀드를 청산하는 등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이머징마켓 활황과 주식, 상품가격 급등으로 레버리지를 이용해 과잉투자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98년 발생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투자위험이 높은 구조화된 상품(structured product)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채권, 달러, 금속상품 등 특정 분야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경우 투자자들의 환매와 보유자산 매도가 이어지면서 헤지펀드가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산규모 53억 달러를 자랑했던 KBC올터너티브인베스트먼트는 전환사채(CB)에 집중 투자했는데 주식시장 약세와 채권가격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에 나서면서 자산규모가 10억달러로 급감했으며, 일부 헤지펀드 사업은 아예 청산했다. 또 원자재 등 상품거래에 치중했던 오스프레리 포인트펀드는 원자재 가격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고 결국 문을 닫았다. 한때 29억달러의 자산을 굴렸던 사라나크 캐피털매니지먼트도 잇따른 투자자들의 환매요구와 수익률 하락으로 운영규모가 6억달러로 급감, 헤지펀드 사업을 접기로 했다. 특히 아시아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펀드들은 지난 한 달 동안 2002년 9월 이후 4년래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소재 헤지펀드 리서치(HFRI)가 발표하는 'HFRI 아시아 지수'는 지난달 3.63% 하락했다. 이 지수는 아시아 개도국들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실적을 보여준다. 이처럼 헤지펀드의 실적악화와 대규모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도 헤지펀드를 글로벌시장의 중대한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ECB는 "거대 헤지펀드나 군소 펀드들의 우발적인 파산이 조류독감과 같이 전 세계로 확산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헤지펀드 운용전략의 유사성 때문에 편입한 개별자산의 가격이 펀드자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경고음이 거세지면서 월가(街) 헤지펀드들은 투자자들의 환매를 제한하거나 금융기관과의 신용한도 유지 등을 강화하는 등 자구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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