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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1282년 만에 비유럽 출신 선택… 변화·개혁 신호탄

가톨릭 무게 중심 非유럽권 이동할지 관심<br>교회 통합·동성애·낙태 대응 등 난제 산적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 13일(현지시간)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 만에 처음이며 미주대륙 출신으로는 가톨릭 교회 2,000년 역사상 최초다. 또 1534년 이그나티우스 로욜라가 설립한 수도회 예수회에서 배출된 첫 교황으로 바티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해 청빈을 실천했던 13세기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뒤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ㆍ'바티칸시와 전세계에게'라는 뜻의 축복 연설)'를 통해 "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으며 새 교황 탄생을 기다리던 10만여명의 신도들은 이에 환호했다. 그는 또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했다.

가톨릭 교회가 사상 첫 미주대륙 출신 교황이라는 파격적 선택을 한 데는 내부의 변화와 개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유럽 중심 가톨릭 교회의 보수화로 내부 권력 투쟁을 일삼은데다 가톨릭의 전통 가치와 대립하는 동성애와 낙태 등 사회 이슈가 대두되면서 안팎으로 도전을 받게 되자 비유럽권 교황을 통해 돌파구를 찾자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번에 교황 후보 물망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던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선출된 것은 그만큼 가톨릭 교회가 안팎으로 개혁 압박을 받은 증거라는 평가다. 그가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한 만큼 로마 가톨릭 교회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05년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어 신뢰 기반도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유럽권 교황의 탄생은 가톨릭 신도의 인구 지형 변화에서도 예견됐다. 1910년 전세계 가톨릭 신자 중 70%가 유럽인이었으나 2010년에는 23%로 비중이 급감했다. 반면 라틴아메리카의 신자는 전세계 신자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새 교황을 배출한 아르헨티나는 전체 인구 4,000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70%를 넘는다.



이에 따라 비유럽권 새 교황 선출을 계기로 가톨릭의 무게중심 자체가 로마와 유럽을 벗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어떤 형태로든 바티칸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 교황 프란치스코는 당장 가톨릭 교회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 사회의 변화상을 수용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교회의 통합과 바티칸 관료조직 개혁이라는 과제가 있다. 또 바티칸 은행의 돈세탁 의혹과 성직자의 성추문 사건도 해결해야 한다.

가톨릭 내 여성 지위 향상과 낙태 및 피임, 안락사, 동성 간 결혼 허용 등 사회 변화에 따른 교회의 대응 방안도 새 교황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새 교황의 선출 과정 역시 극적이었다. 2월11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건강상의 이유로 천주교 역사상 600년 만에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충격을 던졌으며 이후 베네딕토 16세의 퇴임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편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일정이 앞당겨져 12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면서 다섯 번째 투표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탄생하게 됐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발표 후 32일 만이다.

한편 로마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으로서 첫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즉위미사는 19일 열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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