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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황우석 사태와 기업윤리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진위 논란이 온 나라를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는 “과연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설전이 한창이다. 특히 난치병 환자를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여부를 떠나 이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현상 자체에 대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이번 ‘황우석 쇼크’가 글로벌 시장에서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브랜드나 상품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황 교수를 지원해온 기업들 역시 이번 사태의 결말이 미칠 파장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마저 이번 사태를 굳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 등으로 연결시켜 미리 수선을 떨 필요는 없어 보인다. 기업과 제품에 대한 글로벌 고객들의 신뢰는 세계적인 기술력과 품질을 갖추면서 투명ㆍ윤리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경우는 다르지만 우리 기업의 역사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교훈이 될 만한 사건이 적지 않다. 특히 외환위기와 대우 사태 등은 과거 우리 경제의 체질이 얼마나 허약했는지, 또 재벌 체제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한때는 우리 기업이 편법과 비리의 온상으로 치부됐으며 지금도 일각에서는 기업을 무시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듣기에도 생소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용어가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것도 이때가 시발점이다. 사회는 갈수록 투명해진다. 더군다나 세계는 지금 기업들에 생명과학계 못지않은 엄격한 경영 윤리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제는 경영을 잘해서 투자와 고용을 많이 하고 세금을 제때 내는 정도의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주주와 직원ㆍ소비자는 물론 지역사회 등 모든 사회구성원들에 대해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요구당하고 있다. 또 거래 기업과는 공정한 파트너십을 맺어야만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다. 윤리 경영은 이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하나의 수단으로 삼던 시대를 지나 기업 경영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가 됐다. 이번 줄기세포 파문은 ‘진실은 감추려고 들면 들수록 훨씬 큰 파괴력으로 거짓을 공격한다’는 교훈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투명ㆍ윤리경영의 의미를 다시금 꼼꼼히 되짚어볼 시점이다.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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