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런던과 경쟁해 파리를 이슬람 금융의 중심지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랑스가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의 주도하에 지난해 6월부터 이슬람 금융을 파리에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내각은 조만간 이슬람 금융체제의 근본이 되는 샤리아 율법에 정통한 전문가 및 은행가들과 함께 이를 위해 필요한 관련법 개정과 제도개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 내 이슬람 금융 센터로 불리며 중동의 오일머니를 대거 끌어들이고 있는 영국 런던시장을 따라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영국은 유럽국가 중 유일하게 정식 허가를 받은 이슬람 은행이 5개나 운영을 하고 있으며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의 거래규모가 55억파운드(약107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의 수가 600만명으로, 영국보다 세배나 많은데도 이슬람 금융은 BNP파리바나 소시에떼 제네랄과 같은 대형 은행들이 도매급 금융상품만 제공하는 등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프랑스는 이참에 영국 금융시장과 경쟁할 수준으로 이슬람 금융을 육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슬람 금융자산은 지난 2000년 이후 연평균 20%씩 증가해 현재 전 세계에 5,000억달러의 자금을 굴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고유가로 인해 중동 투자자들이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해외 투자에 나선 것이 이슬람 금융을 급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주베르 벤 테르데이예 이슬람인베스트 자문사 대표는 “프랑스가 오일머니 유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당국은 파리를 금융시장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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