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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인기끄는 연극 2편 제작자 인터뷰



■ "쉬운말로 관객에 감동 죽을 때까지 공연 할것"
용띠 위에 개띠' 이도경 이랑씨어터 대표
■ "꿈을 이루게 해준 작품 수익40% 복지에 쓸것"
'라이어 시리즈' 이현규 파파프로덕션 대표
연극계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작품들이 있다. ‘라이어 시리즈’와 ‘용띠 위에 개띠’는 대학로의 그야말로 몇 안 되는 오픈런(종영일을 정하지 않고 공연하는 방식) 연극이다. 이 공연들이 최근 각각 4,500회, 2,700회를 돌파했다. 다녀간 관객만 무려 100만 명, 26만 명에 달한다. 공연을 만든 프로듀서를 만나 인기 비결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뚝심의 사나이 이도경= 이도경 이랑씨어터 대표(55ㆍ사진)는 한 작품만 파고 드는 외골수다. 신념에 찬 고집으로 국내 연극계에 독특한 기록을 남겼다. 늘 티격태격하는 부부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은 연극 ‘용띠 위에 개띠’. 그는 이 작품에서만 2,600회 이상 출연했다. 출연진 2명 가운데 여배우는 그 동안 5명이 바뀌었으나 남자 주인공은 이도경 씨 혼자서 도맡아 했다. 한 작품의 1인 최다공연 기록이었다. 9년을 이어온 공연은 1년 6개월 동안 휴식기를 가진 뒤 최근 재개막됐다. “다들 나한테 푹 쉬었냐고 묻던데 안 쉬었어요. 아니 못 쉬겠더라고. 처음 몇 달은 다른 일도 해봤는데 역시 이게 체질이야. 아홉 달 동안 매일 9시간씩 이 작품 연습만 했다니까.” 작품의 매력을 물었다. “요것만큼 맛있는 게 없어. 다른 연극들은 고상하고 어려워. 쉬운 말로 감동을 주는 작품이 진국이지.” 수입은 어떨까? 지금까지 올린 매출만 약 25억 원. 10억 원의 수익이 남았다. 전용 공연장도 하나 마련했다. 운영도 여유롭다. 평일은 공연장 셔터 문도 안 연다. 금, 토, 일만 공연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젊은 배우들로 또 한 팀을 꾸려 평일 공연을 하고 싶어요. 그래도 난 늙어 죽을 때까지 이 공연해야지.(웃음)” ◇꿈을 현실로… 이현규= 철없이 연극계에 뛰어든 경영학도는 꿈을 실현하고 있다. 이현규 씨(38ㆍ사진)가 공연제작사 파파프로덕션을 세운 건 지난 1996년. 원룸의 보증금을 빼내 사무실을 임차했다. 극단의 기획과 홍보를 도우면서 회사를 유지했지만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게 힘들 때였죠. 복잡한 인간관계, 자괴감과 무력증으로 죽을 결심도 했으니까요.” 당시의 우울한 경험은 유쾌한 작품에 눈을 뜨게 했다. 당시 발굴한 작품이 요즈음 국민연극이 된 ‘라이어’의 원작 ‘런 포 유어 와이프(run for your wife)’였다. 1999년 5월 초연 당시 관객은 고작 2명. 시종일관 배꼽을 잡게 하는 이 희극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관객이 늘며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빚도 갚고 공연장도 마련했다. 어느덧 5개의 공연장, 60여 명의 배우와 직원을 거느린 대형 제작사가 됐다. 라이어 시리즈는 캐시 카우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매년 35~40억 원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입된다. “배우들에게 최저 월급 100만 원을 보장할 수 있게 됐죠. 춥고 힘든 시절 제 소원이 월급을 제 때 받았으면 하는 거였거든요.”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폭탄 선언도 했다. “앞으로 2년 뒤에는 회사 수익의 30~40%를 직원 복지에 사용할 겁니다.” 파파 프로덕션은 이처럼 연극계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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