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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보완해 재현하지 않을래요." '피겨 퀸' 김연아(18ㆍ군포 수리고3)의 생각은 이미 3연패를 노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닿아 있었다. 업그레이드를 마친 김연아가 산뜻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세계랭킹 2위 김연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 컴캐스트아레나에서 끝난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시즌 첫 우승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3.95점을 얻어 1위에 오른 그는 전날 쇼트프로그램(69.50점)을 합쳐 총점 193.45점으로 우승했다. 자신의 역대 최고점(197.20점)을 넘지는 못했지만 2위 나가노 유카리(일본ㆍ172.53점)를 무려 20.92점 차이로 따돌리며 완승을 거뒀다. 또 2006년 그랑프리 4차 대회(에릭 봉파르)를 시작으로 지난해 3차 대회(차이나컵)와 5차 대회(러시아컵)를 합쳐 그랑프리 시리즈 4개 대회 연속 우승도 달성했다. 완벽한 점프와 안정된 스파이럴, 더 강렬해진 표정연기는 여왕다웠다.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배경음악 '세헤라자데'에 맞춰 아라비아 공주로 변신한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와 회전에서 작은 실수로 감점을 받기도 했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2위 나가노, 3위 안도 미키(일본ㆍ168.42점)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가볍게 우승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첫 대회여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첫 출발을 잘 끊어서 기분이 좋다"고 웃음을 지은 뒤 "지금의 느낌을 시즌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며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대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경기 규칙도 일부 바뀌고 시즌 첫 대회에 새로운 프로그램이어서 베스트 점수를 노리기보다는 깔끔하게 마쳐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점프와 스핀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앞으로 보완해서 재현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곧바로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복귀하는 김연아는 다음달 6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안도와 또 한번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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