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중학교 재학 중 큰 수술을 받아 일상생활조차 어려운데도 교실 밖에서 연구체험활동을 계속해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린 우리나라 대표단, 블루투스 기술을 접목해 원격제어가 가능한 탈착형 멀티탭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업에 성공한 창업동아리 학생 등 여러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중국 고전 '관자(管子)'의 권수(權修) 편에는 '십년수목(十年樹木) 백년수인(百年樹人)'이라는 말이 나온다. 10년을 준비하려면 나무를 심어야 하고 100년을 준비하려면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인재 양성이 중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말이 아니겠는가.
자원과 자본이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11위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와 아낌없는 투자가 있었다. 손발을 움직이던 산업경제의 시대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신산업과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다가오는 시대에도 인재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특히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아이디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전통적 인재상이 아닌 창의성을 갖춘 새로운 인재상이 요구된다.
최근 미국의 10대 과학자로 주목받고 있는 잭 앤드라카는 췌장암으로 삼촌을 여의면서 '왜 췌장암 조기 진단율은 낮을까?'라는 궁금증을 바탕으로 15살 나이에 췌장암 조기 진단법 '옴 미터(ohm meter)'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구글 검색과 위키피디아만을 참고해 발명한 이 창의적인 진단 키트는 기존의 암 테스트보다 168배 빠르고 400배 정확해 전 세계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자신만의 관심 영역을 찾아내고 이에 몰입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이미 알려진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는 것으로는 창의력을 기르는 데 한계가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도전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진정한 창의성이 계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 전 만난 미래의 꿈나무들에게서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 도전하고 실험·연구는 물론 상품화 고민까지 계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사회의 창의적 인재가 성장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향후 이들이 더 성장해 세계의 우수 인재들과 적극 교류하고 경쟁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껏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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