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전문가들은 화석연료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심각해지는 ‘피크 오일’(peak oil)이 2015년을 전후해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석유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2020년께 연료전지자동차가 본격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자동차 마북연구소 연료전지개발 1팀 안병기(46ㆍ사진) 수석연구원(부장)은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자동차의 날’ 행사 세미나에서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본격적인 판매 시기를 2020년 전후라고 예측했다. 석유부족이 예견된 상황에서 한동안은 기존보다 연비를 40~50% 향상시킨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가 높아지겠지만 하이브리드 차량도 결국 휘발유를 동력원으로 하기 때문에 녹색에너지 시대 대체 차량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안으로 최근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를 내세우고 있지만 긴 충전시간과 과다한 중량과 같은 묵은 과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어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자동차 개발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풍력ㆍ태양광ㆍ원자력 등에서 수소를 생산한다면 연료 생산에서부터 차량 운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확실한 무공해로 관리할 수 있어 친환경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차량의 이 같은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현재로서는 차량 가격이 높아 시장성이 없다는 것. 아무리 기능 좋은 자동차라 해도 가격 경쟁력이 없다면 수소연료전지차량에 거는 미래 청사진은 ‘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현재 기준으로 수소연료전치차량의 가격은 몇 억원대에 이른다. 또한 차량의 주요 부품 가격도 몇 천만원대에 호가해 차를 구입한다 해도 부품 교환 비용 역시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안 부장은 “현재 상당수의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부품 국산화는 필수”라며 “현대자동차의 경우 본격적인 차량 양산에 돌입하기 전 2010년까지 전 부품의 98% 이상을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소연료전지자동차가 연간 1만대 정도 판매되는 시점이 되면 차량 가격도 많이 내려 일반 소비자에게도 팔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시스템 단순화와 고가 부품과 유사 기능을 가진 저가부품으로의 대체에 성공한다면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가격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 부장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외국의 연료전지스택을 수입해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수준이었던 우리가 지금은 이제는 연료전지 전문회사의 실력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정말 믿기 힘든 일”이라며 “저희가 1,000대 규모의 소량양산을 목표로 하는 2012에는 전 영역에서 외국업체를 앞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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