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는 1·4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1.6%로 확정됐다고 9일 공개했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잠정치 1.5%보다 높으며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1.4%)도 뛰어넘은 수준이다. 연율 환산 성장률도 6.7%로 잠정치(5.9%)를 웃돌았다.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은 기업들의 투자가 당초 집계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수정된 설비투자 규모 증가율은 34.2%로 잠정집계 당시의 21.0%를 훌쩍 뛰어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분기의 견고한 경제성장은 4월 소비세 인상에 대비해 개인들의 소비지출이 급증한 덕분도 있지만 기업 투자도 한몫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소비세 인상을 앞둔 '반짝' 경기호조가 아닌 본격 성장의 조짐이 보인다는 뜻이다. HSBC은행의 이즈미 드밸리어 일본 분석가도 "지난 분기 GDP 지표에서 놀라운 점은 굳건한 기업의 투자지출 규모"라며 "일본 증시 상승을 이끄는 진짜 요인은 기업들이 국내 투자에 열성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일본 경기가 건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일본은행(BOJ)이 올 하반기에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지 여부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다만 소비세 인상 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올 2·4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4~6월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같은 날 발표된 일본의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동기보다 76.1% 줄어든 1,874억엔을 기록했다. 소비세 인상에 따라 수입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무역적자 규모는 7,804억엔으로 전월보다 축소됐지만 에너지 수입 증가와 수출부진으로 전반적인 무역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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