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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밀월' 중·러 경협 속도낸다

시노펙, 시부르 지분10% 인수 합의

에너지 등 30개 분야 협정 체결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리커창 중국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간 회담 때 에너지·금융·첨단기술 등 30여개 분야에서 협정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경제협력 강화 행보에 나섰다.

1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0차 양국 총리회담에서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중국석화)은 러시아 최대 석유·가스사인 시부르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시노펙은 9월 시부르와 전략적 투자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은 시노펙의 시부르 지분 인수 외에 30여개 분야의 계약 및 협정을 체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국영석유공사(CNPC)가 러시아 가스프롬과 러시아 동부의 천연가스 국제 가스 배송관 설계와 건설 협력방안에 공동 서명했고 중국 개발은행(CDB)도 러시아 국영 금융회사(VEB)와 100억위안의 차관 협정을 맺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앞서 15일 저장성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컨퍼런스'에 참석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부쩍 가까워진 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문제와 남중국해 영토분쟁 등 국제사회의 골칫거리 이슈에서 암묵적으로 서로를 지지하며 최근 신(新)밀월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다섯 차례 회동한 데 이어 올해도 양국 열병식에 서로 참석하는 등 밀착 행보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 열병식 참석 직전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는 역대 최상"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양국의 이 같은 행보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우크라이나·시리아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견제를 받는 상황 속에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함께 악화하고 있는 양국 경제도 두 나라 간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서방국가의 제재로 루블화 가치 하락, 살인적 물가상승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도 수출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규모는 2000년대 초반 100억달러를 겨우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95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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