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항 허가가 나지 않은 항공기에 투자하는 상품을 판매해 논란을 빚었던 이른바 ‘피닉스 항공기 펀드’ 에 대해 법원이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에 투자자 손실의 100%를 배상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1심에 이은 2심 법원도 똑같은 판결을 내 놓은 것이다. ★2015년 9월 15일자 33면 참조
서울고법 민사10부(김인욱 부장판사)는 18일 개인투자자 이모씨 등 9명이 A투자증권을 상대로 “회사가 상품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손해가 났으니 펀드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판매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투자자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 2008년 피닉스자산운용이 설계하고 A투자증권이 판매한 피닉스 항공기 펀드는 필리핀과 아랍에미리트를 잇는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항공기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A증권사는 판매 당시 “취항 허가 절차가 완료됐다”고 투자자들에 설명했으나 사실 절차는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후 아랍에미리트 측에서 취항을 거부하는 바람에 펀드는 깡통이 돼 버렸다. 이씨 등 9명은 7억원 정도 손해가 나자 증권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취항 여부는 펀드의 핵심 요소이고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며 손해액 전부를 물어내라고 판결했고, 이날 2심 역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통상 법원은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시 판매회사에 잘못이 있더라도 투자자의 부주의 과실을 함께 물어 손실의 20~40%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지만 피닉스 항공기 펀드의 경우 취항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취항 허가가 완료됐다며 허위사실을 내세워 판매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사실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부주의 과실을 묻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서울고법 민사12부는 지난 11월 같은 펀드의 다른 개인투자자 2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100% 손해배상을 인정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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