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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필요 없어 시간 아끼고 편리해"

■ 인천공항행 KTX 타보니

이동·대기시간 30분 절약 가능… 내년 직통열차 보다 비용 저렴

강릉·평창 등으로 개통 계획… 관광 활성화·지역 경제 도움

인천국제공항 KTX 개통 첫날인 30일 전남 여수엑스포역을 출발한 KTX 산천 열차가 인천공항 승차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영종도=이호재기자

"우리 열차는 잠시 후 서울역에 도착합니다. 인천국제공항이 최종 목적지이신 승객은 안전한 객차 내에서 잠시 대기하신 뒤 이 열차의 종착역에서 하차하시길 바랍니다."

30일 오전10시55분 서울역 플랫폼으로 KTX 114호가 들어왔다. 승객 수백명이 내렸지만 열차에는 12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부산· 울산·대구 등에서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른 탑승객. 이전에는 무거운 트렁크를 옮기며 열차를 갈아타느라 분주했겠지만 이날은 평온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인천공항행 KTX가 이날 개통하면서 승객들이 환승의 번거로움 없이 인천공항까지 가게 된 것.

이날 인천공항행 KTX에 탑승한 승객 이청호(55·울산시 중구)씨는 "직업상 해외 출장이 잦은데 인천공항행 KTX가 생겨서 아주 편리해졌다"며 "이전 같으면 새벽 6시 반에 울산에서 KTX를 탄 뒤 서울역에서 코레일공항철도로 갈아탔지만 오늘은 기차를 갈아탈 필요가 없어 8시에 출발하는 KTX를 탔다"고 즐거워했다. 또 다른 승객인 심부용(73·울산시 남구)씨는 "서울역에서 코레일공항철도를 갈아타려면 서울역 1층으로 올라온 뒤 다시 지하 4~5층의 코레일공항철도로 한참 내려가야 해 나 같은 노인들에게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인천공항행 KTX가 개통하면서 환승할 필요가 없어져 아주 편리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행 KTX는 지난 2011년 착공해 올해 공사가 끝났고 지난달 영업시운전 등을 거쳐 이날 개통했다. 매일 경부선 12회, 호남선 4회, 전라선 2회, 경전선 2회씩 총 20회 운행된다. 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소요시간은 약 47분. 코레일공항철도 인천공항~서울역 직통노선보다 약 40초 빠른 수준으로 소요시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행 KTX가 코레일공항철도의 기존 선로를 이용해 운행 소요시간은 엇비슷하다"며 "하지만 지방 승객들이 서울역에서 코레일공항철도로 환승하면 이동시간과 열차 대기시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천공항행 KTX가 약 30분 이상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요금은 인천공항행 KTX가 50% 이상 더 비싸지만 내년부터는 가격 경쟁력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행 KTX의 경우 서울역에서 인천공항 구간이 1만2,500원, 용산역에서 인천공항 구간이 1만2,800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코레일공항철도는 인천공항~서울역 직통열차 요금이 8,000원에 불과하다. 코레일공항철도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정가(1만4,700원)보다 크게 할인된 특별운임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내년부터는 인천공항행 KTX 운임이 더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행 KTX는 장기적으로 강릉·평창 등으로 이어질 계획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한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편리하게 개최지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공항행 KTX가 외국인 관광의 활성화와 지역 간 문화교류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천공항 KTX 역사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과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공항행 KTX 개통 기념행사가 열렸다. 유 시장 당선인은 "하늘길과 철도가 서로 연결돼 국민이 편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국가 경쟁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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