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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 도미이치(91·사진)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총리는) 미래 지향을 강조하지만 과거와 미래는 떼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6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여름에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아시아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은 역사적 사실이고 특히 정치의 세계는 과거에 대한 반성에 입각해 장래 전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나라만이 우월한 민족'이라는 독선적 내셔널리즘(민족주의)이 길을 잘못 가게 했다.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인간인데 우쭐대는 기분으로 '대동아전쟁'까지 나아갔다"고 지적한 뒤 "전쟁은 잘못된 내셔널리즘에서 생긴다"고 말했다.
무라야마는 아베 담화가 세계적 관심을 받는 상황에 대해 "신의를 다해 서로 신뢰하면 작은 것들은 극복해나갈 수 있다"며 "무라야마 담화(전후 50년 담화)는 '의지하는 데는 신의보다 나은 것이 없다'는 말로 끝나는데 그 말의 정신으로 되돌아갈 때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베 총리가 지난 2013년 12월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것은 국제 사회와의 약속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또 일본이 무라야마 담화가 나온 1995년에 비해 우경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질문받자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렇다"면서 아베 정권의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결정, 개헌 희망 피력 등을 거론하며 "일본이 점점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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