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욕만 앞선 2단계 균형발전계획

정부가 2단계 국가균형발전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지방 기업에 법인세를 차등 적용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330만 ㎡ 규모의 공공임대산업단지를 공급하며 지방이전 기업의 종업원에 대해 아파트 특별분양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지방으로 이전했든 지방에서 창업했든 기간제한 없이 법인세를 차등 감면하는 한편 기존의 지방 중소기업에도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경우는 이전시 15년 동안, 창업시 10년 동안 세제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지방기업 종업원에게는 청약통장 가입이나 주택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민영주택 건설량의 10% 범위 내에서 주택을 특별공급하고 지방이전 기업이 사원용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국민주택기금에서 저리융자로 지원하도록 했다.

정부가 아직 삽질도 시작되지 않은 혁신도시ㆍ기업도시 등 1단계 국가균형발전정책에 이어 정권 말에 2단계 종합대책까지 내놓은 것은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도 적지않다.

먼저 전국을 지역발전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하고 법인세를 차등 감면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지역 간 분쟁을 야기할 우려마저 없지 않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해 영구히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것 역시 일반적인 조세감면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법인세 감면으로 연 5,000억원 이상 세수가 줄어들고 대신 새로 6,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재정수요에 대해서도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참여정부 들어 국가균형발전계획에 따른 각종 개발사업과 엄청난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폭등의 빌미가 됐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또한 교통과 통신수단이 급격히 발전하는 상황에서 도시의 경쟁력 제고가 바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라는 것은 이미 선진국들의 경험에서 입증되고 있다.

지역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 수도권을 억제해 지방을 육성한다는 인위적인 목표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부는 2단계 균형발전계획에 대해 보다 신중하고 유연한 자세를 갖고 이를 차기 정부에게 맡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