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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사는 한배 탄 '공동운명체'
입력2006-03-16 16:37:17
수정
2006.03.16 16:37:17
도요타와 닛산ㆍ혼다 등 일본의 ‘빅3’ 자동차 업체들이 올들어 일제히 직원들의 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도요타와 혼다는 5년 만에 처음으로 기본급 인상을 단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혼다는 최근 3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국내에 엔진과 조립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기계ㆍ소재 등 관련 산업의 기술을 충분히 쌓아놓은 자국 내에 최첨단 공장을 만들어 기술 우위를 장기간 지켜가려는 전략”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세계 곳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시장 쟁탈전을 펼치고 있는 최대의 경쟁자인 일본이 이처럼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 메이커들은 국내 차 업계의 가장 큰 악재인 유가와 환율 문제에 있어서도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고유가 때문에 연비가 뛰어난 일본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엔저’를 틈타 오히려 여유 있는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고유가와 원ㆍ달러 환율의 급락 등으로 ‘비상 경영’을 선포해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서고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노사 마찰과 고임금 등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 곳곳에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국내 차 업계의 현실과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16일 GM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서는 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과 이성재 노조위원장이 동석한 가운데 옛 대우차 부도 처리와 함께 정리해고를 당했던 직원들의 재입사를 기념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5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한 복직자는 이날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봐야 회사의 존재 가치를 알 수 있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때 잘나갔던 GM과 포드 등 미국의 메이커들은 지금 경영 부실로 수만명을 감원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막 글로벌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국내 차 업계 역시 순간 방심하면 언제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회사가 부실해지면 근로자들 역시 설 땅이 없어진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측과 힘을 합치지 않으면 근로자들에게 고스란히 그 피해가 돌아간다는 얘기다. 사측 역시 ‘여론 몰이’식 압박보다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협조를 구해야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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