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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패닉] 유럽 개별국가 차원 구제금융 잇따라
입력2008-10-06 17:44:28
수정
2008.10.06 17:44:28
각자 제살길 찾기로 "공조 균열"<br>지급보증한도 경쟁적 확대땐 EU내 파장 눈덩이<br>재무장관회동서 성과없으면 독자행보 가속 예상
[금융시장 패닉] 유럽 개별국가 차원 구제금융 잇따라
각자 제살길 찾기로 "공조 균열"그리스등 이어 독일·네덜란드 예금지급보증 조치역내자금 '안전한 피난처'로 이동땐 불안 가중
지난 1993년 유럽연합(EU) 출범과 1999년 유로화 등장 이후 거대 경제블록을 형성하며 한목소리를 내온 유럽이 미국발 금융대란이 본격화되자 그간의 공조체제를 깨고 개별 국가단위로 금융시장 불안정에 대한 방어막을 치는 등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별국가 단위로 금융 안전판을 높이면 '보다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뭉칫돈이 움직일 가능성이 커져 EU 역내 자본시장 불안정을 확대시킬 우려가 높아졌다.
미국이 금융 구제안을 통과시킨 지난주 말, 유럽은 독일ㆍ프랑스ㆍ영국ㆍ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이 모여 '유럽연합(EU) 미니 정상회의'를 개최했으나 각국의 견해 차로 미국식 공동구제금융 펀드를 성사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는 유럽 전체가 금융위기에 대해 강력한 공동 안전판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자 국지적으로 진행된 금융위기에 대해 개별국가가 스스로 통제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불똥을 뒤집어써야 한다는 경고등으로 작동했다.
이날 공동구제금융 펀드 조성 실패 후 유럽 각국은 제 살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독일은 집단 예금인출(뱅크런)을 막기 위해 아일랜드ㆍ그리스에 이어 유럽 국가 중 세 번째로 개인 예금에 대한 전면 지급보증을 선언했으며 네덜란드 정부 역시 국내 모든 예금에 대한 보장 조치에 합류했다. 덴마크는 상업은행들이 예금자 보호를 위해 2년에 걸쳐 350억크로네(약 64억달러)에 이르는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스웨덴 정부 역시 예금보험 한도를 50만크로네(7만1,000달러)로 두 배 늘렸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8일 은행 예금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여파로 EU 역내 자본이 안전한 국가로 움직일 조짐이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아일랜드가 개인예금에 대한 무제한 보장 조치를 발표한 뒤 영국 예금이 대거 아일랜드 쪽으로 이동, 영국이 '공정경쟁 위반'이라고 발끈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와 관련, "유럽 각국의 공조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독자적인 생존 대책을 모색하는 일부 국가들로 인해 EU 국가들 사이에서 갈등 확산 조짐이 나타나는 것을 우려했다.
유럽 국가들이 금융위기 속에서 단결하지 못하고 각개 약진에 나서고 있는 것은 회원 각국의 입장 차이가 큰데다 유럽 위기가 촉발된 지난 20여일 동안 예금자들을 안심시킬 만한 단일 방안이 제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승인한 독일 히포레알에스타테(HRE)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방안이 민간 금융기관들의 반대로 이틀 만에 무산된 바 있는 등 EU집행위의 무능도 질타를 받고 있다.
EU 재무장관들은 6~7일 정례 이사회를 열고 역내 예금보장 한도 상향조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전문가들은 80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금융위기에 EU 측이 어떤 형태로든 공동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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