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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월 23일] 이 대통령의 호소 받아들여 FTA 비준해야
입력2008-05-22 16:57:12
수정
2008.05.22 16:57:12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을 내 국민에게 사과하고 17대 국회 회기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줄 것을 야당에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러나 야권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쇠고기 문제를 재협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지 않은 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국민 담화문에 인적 쇄신책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야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적 불만과 갈등을 불러일으킨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단순히 국정 초기의 과욕이 빚어낸 실수라고 치부할 수도 있으나 소통부재만을 유일한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인터넷 괴담과 일부 정치세력의 정략적 접근이 사안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국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도 허점을 드러냈다.
복잡한 국제협상의 본질을 헤아리지 못한 채 너무 서두르고 철저한 진상 규명이나 책임 있는 대응책 마련에 소홀했던 것이 결국 취임 100일도 안 돼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게 만들었다.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인적 쇄신이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대국민 담화문은 통상주권 명문화 등 기존의 대안 외에 다른 불안 해소책이 포함돼 있지 않고 정국돌파를 위한 여타 국정 쇄신책도 없어 국면전환을 위한 동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호소한 한미 FTA 비준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을 감안할 때 야권은 일단 이 대통령의 담화를 수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고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 증가세와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치권이 국가적 문제를 외면하고 더 이상 정략에 묻혀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17대 국회는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
FTA 비준의 반대 이유로 삼았던 광우병 불안은 보완책이 강구됐다. 야권은 더 이상 정략적인 목적으로 FTA 비준을 비롯한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한미FTA를 비준한 17대 국회가 되겠다는 역사의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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