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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가 9일 한자리에서 만나 국회 개원 등 주요 정국현안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중견언론인모임) 초청 토론회에 참석, ▦6월 국회 개원 ▦비정규직 대책 ▦검찰 '표적수사' ▦한반도 위기상황 해법 등을 놓고 사사건건 입장을 달리하며 격론을 벌였다. 다만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막기 위한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자리를 함께해 토론을 벌인 경우는 처음이다. ◇6월 국회 개회=안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의 조속한 개회를, 이 원내대표는 '선(先) 요구 수용, 후(後) 국회 개회'를 각각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임시국회는 6월에 반드시 열리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며 "조문 정국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따질 게 있으면 국회에서 따져야 한다"며 민주당의 등원을 주문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받던 중 서거한 것과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등 민주당 요구에 대해 "국회를 열기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라 상식이자 관행"이라며 "한나라당이 야당이라면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맞섰다. ◇비정규직 대책=한나라당이 전날 비정규직의 사용 기간을 2년으로 규정한 현행 비정규직법을 유지하되 해당 조항의 적용시기를 유예하기로 한 데 대해 민주당은 '미봉책'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책을 요구했다. 안 원내대표는 "회사가 살아야 비정규직도 일할 데가 있다"며 "2년 내지 4년 유예해서 경제사정이 좋아지면 더 많은 사람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중) 1년에 1조2,000억원만 써도 20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 '표적수사'=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이 대통령 사과 등을 6월 국회 개회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이 원내대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는 정치보복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라고 규정하고 이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처벌, 국회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 도입, 검찰 개혁을 위한 특위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안 원내대표는 "참으로 비극적이고 가슴 아프며 거기에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여러 가지 실망이 함께 들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정치보복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근거 없는 공세를 삼가달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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