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로 노 위원장을 불러 업무보고를 받았다.
양측은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김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갑의 횡포와 을의 눈물이 만연한 요즘 공정위가 보안관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경제 분야에서 을의 눈물이 상당히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우리 당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 위원장은 "(민주당이) 을을 위한 정책을 한다는데 갑과 을 모두를 위한 공정성을 회복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민주당이 정부의 고충을 이해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줬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을을 위한 경제민주화'라는 민주당 구호를 면전에서 부정하는 듯한 노 위원장의 발언에 분위기는 급격하게 싸늘해졌다.
이어진 비공개 자리에서 민주당은 이른바 '남양유업 방지법' '을지로법(을을 지키는 법(law)'등 최근 자신들이 발의한 경제민주화 법안들의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노 위원장은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부정적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대표는 "갑을 위한 공정위인 것 같다"며 불쾌함을 표시하는 등 약 1시간 동안의 양측 면담은 시종일관 팽팽한 대립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이날 대립은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의 정부ㆍ여당과 6월 국회를 경제민주화 추진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민주당이 다음달 벌일 전투의 예고편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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