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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며서 중소형에서 중대형 아파트로 옮겨가는 '갈아타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실수요 중심으로 주택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몸값이 높아진 중소형을 팔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중대형으로 집을 넓혀가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존 아파트도 중소형이 중대형의 평균 매매가를 추월하는 단지가 늘어나면서 갈아타기에 유리하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시내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와 60㎡ 이하의 3.3㎡당 평균 매매가 차이는 지난 2010년 684만원에서 2013년 1월 현재 543만원으로 141만원 줄었다.
2010년 1ㆍ4분기 3.3㎡당 2,252만원이던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2013년 1월 현재 1,976만원으로 276만원 떨어진 반면 60㎡ 이하 소형은 1,568만원에서 1,433만원으로 135만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1ㆍ4분기 기준 85㎡ 초과와 60㎡ 이하의 가격차는 ▦2010년 684만원 ▦2011년 647만원 ▦2012년 598만원 ▦2013년 543만원으로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60㎡ 초과~85㎡ 이하 중형 역시 85㎡ 초과 아파트와의 격차가 2010년 590만원에서 2013년 465만원으로 125만원 줄었다.
실제로 중소형의 3.3㎡당 시세가 중대형을 앞지른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2012년 4ㆍ4분기 최고가 거래 기준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의 3.3㎡당 매매가는 전용 124㎡가 2,777만원이었던 데 반해 전용 27㎡는 3,378만원을 기록했다. 소형의 매매가가 대형보다 601만원이나 높다.
1년 전 4억2,000만원선에서 거래됐던 전용 27㎡의 경우 집값 변동이 거의 없었던 반면 15억2,000만원에도 거래됐던 전용 124㎡가 13억3,000만원으로 내려앉은 게 소형이 대형의 몸값 훌쩍 앞지르게 된 이유다.
최고가뿐만 아니라 중소형의 평균 매매가가 중대형을 앞지른 단지들도 잇따르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 삼성래미안도 전용 84㎡가 114㎡보다 102만원 더 비싸고 미아동 경남아너스빌도 가격이 뒤집어졌다.
동대문구 용두동 롯데캐슬 피렌체의 경우 전용 59㎡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804만원으로 115㎡(1,610만원)보다 200만원가량 더 비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집을 옮겨가려는 수요자들에게 오히려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싼 가격에 기존의 아파트를 팔아 좀 더 싼 가격으로 대형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실수요 중심으로 구조가 개편되면서 중소형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가격도 덜 떨어졌다"며 "1~2인가구가 늘어나는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당분간 중대형과 중소형 아파트 가격의 간격이 좁아지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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