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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일까지 이어지는 긴 황금연휴. 해외 또는 국내 장거리 여행이 어렵다면 가족과 함께 극장 나들이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황금연휴에 맞춰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굵직한 영화들이 대거 개봉에 나섰기 때문이다.
'리오2'는 황금연휴 기간 극장가의 유일한 가족 애니메이션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사람과 함께 사는 도시형 앵무새 '블루' 가족이 동족을 찾아 아마존으로 떠나며 겪는 여정을 담은 3D 정글 어드벤처다. 국내 인기 배우와 가수, 뮤지컬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멸종 위기의 희귀 앵무새 블루 역엔 가수 겸 배우 임시완, 블루의 부인 주엘은 소녀시대 써니, 복수를 위해 블루 가족을 추격하는 악당 앵무새 나이젤은 배우 류승룡이 맡았다. 열정적인 삼바 뮤직과 총천연색의 자연이 만나 숲 속 뮤지컬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녀들에게는 아마존의 아름다운 숲과 멸종 위기의 동물을 보호하자는 교훈도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다.
부부가 함께 극장을 찾는다면 '위크엔드 인 파리'를 추천한다. 30년차 부부 닉과 멕이 '다시 한번 로맨스'를 꿈꾸며 찾은 과거 신혼여행지 파리에서 겪는 좌충우돌 여행기다. 영화 '노팅힐'로 슈퍼스타 여배우와 평범한 서점 주인의 환상적 러브스토리를 그렸던 로저 미첼 감독. 그는 위크엔드 인 파리를 통해 노부부의 노골적일 정도로 현실적인 로맨스를 담아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은 가엾을 정도로 대단한 남편 닉, "구부러진 당신 소시지를 보느니 에펠탑을 보겠어" "당신은 정말 멍청이야" 같은 독설을 서슴지 않지만 마음 한 켠엔 남편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갖고 있는 아내 멕. 어느덧 젊은 시절의 꿈을 잃고 바닥 난 은행 잔고를 걱정해야 하는 중년, 늙어서도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보며 마음 한 켠이 쓰리다가도 다 늙은 중년 부부가 비싼 밥값을 내지 않고 '먹튀'하거나 식당 한가운데서 음악에 맞춰 말 그대로 '엉거주춤'을 추는 장면에선 피식 웃음이 흘러나온다. 중년 커플이 아닌 20, 30대 커플에게도 추천한다. KTX 시네마네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니 기차여행 중 이 골 때리는(?) 부부를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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