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1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카지노 사전허가제는 외자유치를 위한 것이지만 반드시 그 방법만 고수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봐 할 것”이라며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설립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해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카지노 사전 허가제’가 포함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투자자들은 약식서류만으로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카지노 설치 사전심사를 청구할 수 있게 됐다. 카지노 사전 허가제는 당초 지식경제부, 문화부 등 관계부처 간 의견이 달라 난항을 겪다가 지난 해 7월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내수활성화 민관합동 토론회’에서 조속히 시행하기로 결론이 난 뒤 두 달여 만에 관련법이 개정된 것이다.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자 외국 기업들은 카지노 설립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월말 세계 최대 카지노 그룹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의 합작법인인 ‘리포&시저스’사가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짓겠다며 문화부에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일본 빠칭코 기업인 유니버설엔터테이먼트도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에 외국인 카지노 건설을 위한 심사를 청구했다. 문화부는 이들 두 곳에 대한 카지노 설립 청구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으며 60일 후인 3월 말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해 해당 기업에 통보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국내 카지노 업체들은 외국 기업에 대한 특혜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장관은 “기본적으로 관광산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여러 산업에 외자가 원활하게 유치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동의한다”면서도 “카지노 사전 허가제에 대해서는 (원점에서부터) 심각하게 다시 살펴서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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