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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IMF 부채 상환 급한 불 껐지만…

바닥난 국고 채우기 쉽잖아

24일 채권단과 협상 결렬 땐 디폴트 피하기 어려울 듯

유럽 등 서방의 우려와 달리 러시아와 그리스 간 정상회담 결과는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라는 결론이 났다. 애초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그리스가 각각 재정지원과 대러 경제제재에 대한 거부권 행사 등을 맞교환하는 전략적 빅딜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두 정상은 회담에서 선언적 협력관계만 확인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양국관계를 재건하고 장기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됐던 그리스에 대한 러시아의 차관 제공은 거론조차 안 됐고 그리스의 농산물 수출도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그리스가 차관 제공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유럽연합(EU) 내부갈등을 이용해 EU 전체와의 관계개선에 나설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치프라스 총리도 "그리스는 다른 나라를 돌아다니며 경제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거지가 아니다"라며 EU 안에서 재정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과일 등 농수산물 수출을 재개해달라는 그리스의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푸틴은 "러시아의 농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그리스 경제에 충격을 준 것을 알지만 EU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에만 예외를 적용할 수는 없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양국은 가스관 연장 등에 대한 협력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푸틴은 "치프라스 총리와 러시아에서 터키를 지나 유럽으로 이어지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그리스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향후 터키 스트림 같은 공동 프로젝트에서 그리스에 자금을 빌려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치프라스도 "터키·그리스 국경에 가스관을 건설할 준비가 돼 있다"며 푸틴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그리스는 11억3,750만유로(약 1조3,473억 원) 규모의 6개월 만기 단기국채 발행에 성공해 일단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한숨을 돌렸다. 조달된 자금은 9일이 기한인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4억5,000만유로를 갚는 데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드미트리 마드라스 그리스 재무부 차관은 "매우 성공적인 (국채) 발행이었다"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발행된 모든 국채를 흡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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