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이 미혼 여성이다 보니 대통령의 영부인인 퍼스트레이디가 존재하지 않아 각종 국빈 행사에서 외국 대통령의 동반자를 챙겨야 하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사실상 총리 부인이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이 해외 순방의 경우 '나 홀로' 국빈 행사를 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외국 정상과 함께하는 국빈 행사에 퍼스트레이디가 반드시 필요할 수밖에 없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해외 사례를 볼 때 부부동반 만찬 같은 경우 독신인 여성 지도자가 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영예(榮譽) 수행자' 자격으로 통상 총리 부인이 동석하거나 외교장관 부인이 나서는 경우가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여성 대통령이나 총리 등 국가수반은 12명. 이들 중 정식 배우자가 없는 여성 지도자는 3명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공식 행사는 대통령 혼자만 참석해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며 "다만 국내에서의 국빈 행사를 비롯해 해외 순방에 총리 부인이 동석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총리 부인에 대한 검증도 함께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여사는 이화여대 재학 중 메이퀸 선발대회 학과 대표로 뽑힐 정도의 재원으로 외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서 여사가 고령이어서 외교장관 부인이 국빈 행사에 서게 되는 경우까지 대비해 외교부 장관을 내정할 때 부인에 대한 검증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외국의 경우 여성 대통령에게 남편이 있으면 '퍼스트젠틀맨'이라고 불리며 외국 정상 부인의 각종 국빈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현 독일 총리의 남편 요아힘 자우어는 독일 국민 사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으로 불리는데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내보이지 않아 붙은 별명이다. '철의 여인'으로 불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남편인 데니스 대처도 부인인 총리에게 짐이 될까 봐 사업을 정리하고 퍼스트젠틀맨 역할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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