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회복세와 인플레이션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임금인상과 물가상승 신호가 더 명백하게 나타날 때까지 연준이 금리 인상을 내년 상반기로 미뤄야 한다"고 밝혔다. 초저금리 지속으로 자산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성장둔화가 더 큰 위험요인이라는 게 IMF의 설명이다.
IMF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올 4월의 3.1%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판단의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올해 말 1.3%, 내년 말 1.5%로 제시하며 오는 2017년 중순에나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달러가치가 다소 고평가돼 있다"며 "추가적인 달러 강세는 미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어느 시점에서든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자산시장의 중대하고 갑작스러운 재편성을 촉발할 수 있다"며 "미국과 연관된 다른 나라에까지 스필오버(파급효과)가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재정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기준금리 인상은 갑작스러운 시중금리 급등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3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수준에서 우리는 변동성 증가 시기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발언하자 미국ㆍ유럽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며 '긴축발작(taper tantrum)'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옐런 의장도 성장과 인플레이션·금융시장·노동시장 등에 대한 전방위 충격을 감안해 긴축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게 IMF의 주문이다.
하지만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은 아직 낮다. 지난달 옐런 의장은 "올해 안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 목표치를 높이기 위한 초기 조치에 나서고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연준 내에서도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2일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금리 인상을 늦추는 게 신중한 결정일 수 있다"며 3월의 올해 금리 인상 전망에서 한발 물러섰다. 4일 대니얼 타룰로 이사도 "최근 지표를 감안하면 올 1ㆍ4분기 이후 경기반등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올해 내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면서도 "취약한 소매판매를 볼 때 경기회복 강도에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비둘기파인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은 총재와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는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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