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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찰활동 강화" 中 "무력충돌 불사"… 전운 감도는 남중국해


미국, "주변국 위협" 영유권 분쟁개입… 필리핀 등 후원자로
"中 견제하자" 日도 동남아 국가에 군사적 지원 가속

중국, "해양권익수호 위해 전쟁도 가능" 국방백서 발표
인공섬 이어 대형 다목적 등대 건설에 긴장고조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한껏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국가해양권익 수호를 강화하고 무장충돌에 대비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천명했다. 미국의 남중국해 정찰기 파견을 무력으로 제지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미중 간 군사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중국은 인공섬 외에도 최근 남중국해에 2개의 대형 다목적 등을 건설하면서 주변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26일 중국 국방부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전략과 국방발전 비전 등을 담은 '2015년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중국군은 백서에서 "중국은 다원화되고 복잡한 안보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외부의 저항과 도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백서에서 중국군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따른 미국과의 갈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위궈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작전부 대교(준장)는 "남중국해 갈등의 책임은 미국에 있고 미국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교는 이어 "다른 사람이 우리를 범하면 우리는 반드시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군은 백서에서 공개한 5대 안보위협에 '미국과 일본의 아시아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포함했다. 5대 안보위협에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 △일본의 전후 체제 탈피 시도 및 군사안보 정책의 대규모 조정 △중국 영토에 대한 개별국가의 도발행위 △한반도 및 동북아의 불안정한 요소 △테러리즘·분열주의·극단주의 활동 등이 꼽혔다.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군은 "공고한 국방과 강대한 군대는 중국 현대화 건설의 전략적 임무이며 이는 국가 평화발전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군이 대외팽창 전략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대외팽창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국방백서에서 중국군은 지난 2013년과 달리 병력운용이나 무기보유 현황 등은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전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군의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 대한 감시 및 정찰 활동과 관련해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면서 "미국 군용기의 중국 도서에 대한 저공 정찰활동은 오판과 해상ㆍ공중에서 의외의 사건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해 무력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중단을 마지노선으로 삼는다면 남중국해서의 중미 간 일전도 불가피하다"며 "충돌 강도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마찰의 수위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중국 공산당 내부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 등도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시아 회귀 전략으로 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미국은 남중국해 국가들의 후원자로 나섰다. 필리핀 등이 이미 미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20일 해상초계기를 남중국해 영공에 보내 영유권 분쟁 개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해리 해리슨 신임 미 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를 비롯해 최근 이어가고 있는 활동에 대해 비판적"이라면서 "국제법과 규정에 맞지 않고 주변국들을 불편하게 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며 말레이시아와 레이더 기술이 포함된 방위장비 이전 협정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를 통해 남중국해에 진출하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이와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유럽연합(EU) 등을 우군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경제에서는 중국에 밀리지만 외교에서는 한발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오는 29일 일ㆍEU 정상회담에서 동ㆍ남중국해에서의 무력충돌을 피하기 위한 위기관리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처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면서 마잉주 대만 총통은 이날 남중국해 일대 자원의 분배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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