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날 오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보낸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의 통지문에서 "북측이 진정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제시한 상봉 일자 등 상봉 행사 개최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수용하고도 행사 준비에 불분명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판문점 연락관 채널은 30일부터 2월2일까지 설 연휴로 가동되지 않는다.
북한은 우리 측 통지문 발송에 앞서 이날 개시된 판문점 연락관 통화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구체적 일시와 실무접촉 계획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은 그러면서 "군사적 적대행위는 북남관계의 근본적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라고 강조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중지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북측의 이 같은 주장은 다음달 말 한미 연합훈련을 핑계 삼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재차 연기할 수 있다고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 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에 관해 "북측이 아직 아무 변화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태도와 행동을 바꾸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태용 본부장도 "우리는 북한의 리더십이 전략적 계산을 바꾸고 핵을 소유하는 것에 실제 전략적 이익이 없다는 것을 알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연합훈련은 매년 열리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우리는 계속 계획을 세우고 연합훈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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