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전 가격에…' 착한 분양가로 승부

건설 업계가 아파트 분양가를 수년 전 주변 시세로 낮추는 등 파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가을 분양 성수기를 맞아 업계가 침체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이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9~10월 분양을 앞둔 물량은 전국적으로 9만4,630가구로 지난 7~8월 4만2,33가구보다 2배 이상 많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8월 1만4,387가구에서 9~10월 6만583가구로 지방은 2만7,646가구에서 3만4,047가구로 각각 늘어났다. 분양 대목인 가을철에 대규모 물량공급을 준비했던 건설사들이 금융시장 분위기가 수그러들자 너도나도 '분양가 할인'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현재 남양주시에서 분양 중인 '화도효성백년가약' 분양가는 3.3㎡당 600만원으로 2006년 남양주시 평균 분양가인 651만원에 못 미친다. 파주시 '한라비발디플러스'도 2년 전 평균인 3.3㎡당 1,064만원보다 낮은 900만~1,000만원을 제시했다. 반도건설도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공급하는 '반도유보라2차' 아파트를 2005년 김포시 평균 분양가(3.3㎡당 911만원) 수준인 850만~960만원선에 책정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서 분양 중인 '용인신동백 서해그랑블2차'의 3.3㎡당 분양가는 1,070만원으로 6년 전 용인시 평균 분양가인 1,080만원보다 싸다. 최고가를 기록했던 2009년(1,544만원)에 비해 30% 이상 분양가를 할인한 셈이다. 분양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실 2006년이나 2007년은 분양가격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점"이라며 "그 이후 가격이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고 현재는 또 내려가는 추세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그렇게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주요 사업장 몇 곳의 분양시기가 뒤로 밀려났다"며 "다른 건설사들도 시장 상황을 봐가며 분양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