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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수돗물 마시기 운동의 시작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콩나물국을 끓일 때 페트병에 담긴 물을 사용하거나 거리에서 먹는 샘물을 마시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아닌 정수기를 거쳐 나오거나 페트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 있다. 식수로 수돗물이 외면당하게 된 이유는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매일 매끼마다 가족의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로서 '먹는 물'에 더욱 민감하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 여름 국립환경과학원이 수돗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매우 흥미로웠다. 전국 200여 가정의 수도꼭지의 물을 검사해봤더니 수돗물의 수질이 정수기 물이나 먹는 샘물에 비해 별반 차이가 없었다. 비슷한 양의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었고 먹고 마시는 물로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구나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일전에 밝힌 자료를 보니 수돗물 값은 1리터당 약 0.62원으로 4인 가족이 하루 6리터의 수돗물을 한 달간 마실 경우 총 180리터에 한 달 물값은 약 111.6원에 불과하다. 반면 한 달간 같은 양의 물을 정수기로 걸러 마신다면 그 정수 비용만도 월 수만원이 넘는다. 생수 180리터를 사 마시는 데는 20만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어림잡아도 연간 수십만원 이상의 경제적 손익 차이가 발생한다. 먹는 물에 필요 이상의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수돗물에 관한 오해와 불신을 우리 주부들이 앞장서면 바꿀 수 있다. 그래도 정히 꺼려진다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산성도(pH) 테스트기를 활용해 우리집 수돗물이 음용하기에 적합한지 확인해보자.



수돗물을 우리 집 물, 즉 'home water'라 명명하는 것은 어떨까. 각 가정마다 공식 식수를 수돗물로 정하는 'home water 캠페인'을 펼쳐 가족은 물론 지인들에게 알려 나가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이득이고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까지 줄이는 일석삼조의 수돗물 마시기 운동, 주부인 당신이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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