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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문난 잔치의 아쉬움

핵안보정상회의가 정상 선언문 '서울 코뮈니케'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자발적 핵물질 감축 목표를 각국이 다음해 말까지 제시하기로 하며 '핵 없는 세상'을 향한 정상회의의 목표는 어느 정도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그러나 목표와 달리 구체적 실천방안이 눈에 띄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핵무기 2만개 분량의 핵물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어떻게 줄일지와 실천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들은 없었다.

지난 2010년 열린 워싱턴 1차 정상회의 이후 최근까지 줄어든 핵물질은 핵무기 3,000개 정도다. 나머지 1만7,000개 분량은 이번 정상회의 이후 협상이 잘 이뤄져야 폐기나 저농축우라늄 등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핵 군축의 핵심인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국들도 다음해 말까지 핵 물질 감축 목표를 내기로 했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 감축목표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다음해 말까지로 미뤄졌다.

또 서울 코뮈니케에 언급된 11개 분야의 과제와 실천사항 대부분이 '장려한다'라는 방식으로 마무리돼 있다. 결과적으로는 지난 워싱턴회의에 비해 더 나아간 것이 없다는 외신의 비판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는 핵군축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외신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정상회의를 '납치(Kidnap) 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각국이 해야 하는 자발적 구제 조치가 제대로 지켜질지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상회의, 특히 핵안보 같은 외교ㆍ안보 분야의 경우 주요국들의 이해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번 정상회의같이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어젠다의 경우 더욱 우리 정부로서는 조정과 합의도출에 한계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최대의 국제행사라는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허탈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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