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베니스 레드 카펫 밟다니… 얼떨떨해요

■ 영화 '피에타'서 나쁜남자 변신 이정진<br>모니터도 없이 속전속결 촬영 서로의 믿음만으로 작품 완성<br>참 묘한 영화… 관객 반응 궁금


"9월 3일 (베니스로) 출국해요. 아직도 얼떨떨하네요.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가 7년 만에 진출했어요. 그곳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대단한 영광이죠."

배우 조재현·장동건·하정우 등에 이어 김기덕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감독의 의중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배우)로 베니스 땅을 밟게 될 이정진(34·사진). 출국을 앞두고,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설렘의 미소가 가득했다.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피에타'(9월6일 개봉)가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1일 간 펼쳐질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영화는 잔혹한 방법으로 사채 빚을 받아내는 악랄한 남자 앞에 갑자기 엄마라는 여자가 찾아온 뒤 겪게 되는 격동과 혼란, 이후 드러나는 비밀을 그린다. 이정진은 영화에서 잔인하고 악랄한 나쁜 남자로 변신한다.

"왜 나쁜 남자도 경중이 있잖아요. 다른 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그야말로 악마 같은 남자가 등장해요."

김기덕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늘 새롭다. 감독은 기성 배우일지라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불모지를 개척하고 끌어내 관객을 놀라게 한다. 이정진 역시 지금껏 표현해온 캐릭터와는 다른 파격 변신으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이정진은 올해 2월,'피에타'시나리오를 처음 손에 쥐었다. 촬영 2주 전, 캐릭터에 오롯이 녹아들 사이도 없이 감독과 조우하고 곧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여유를 부릴 틈이 없었죠. 15∼20명으로 인원을 최소화 해 스피디(빠르게)하게 진행됐어요. 실 촬영 기간은 1개월 남짓. 여느 촬영장과 다르게 김 감독님 촬영 현장에는 모니터가 없어요. 촬영하고 확인하고 또 다른 촬영을 이어가는 게 아닌 거죠. 정말 서로에 대한 믿음과 본능만으로 완성한 작품이에요."

김기덕 감독이라 말하면 형상화 되는 이미지들, 이를테면 어둡고 독특할 것 같다는 선입견들이 감독과의 만남에서 모두 사라졌다는 그는 김 감독을 "망설임 없는 감독"이라 표현했다. "순간 순간 임기 응변이 정말 좋으세요. 날씨나 여러 환경적 요소가 갑작스레 바뀌면 으레 촬영이 취소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감독님은 거기에 맞춰서 끝내 촬영을 완성하더라고요."



영화의 주 촬영지인 청계천 역시 애초부터 마음에 들었던 공간은 아니었단다. 촬영을 하루 앞두고 청계천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현대식 건물들 사이로 옛 청계천의 모습이 살아있는 공간을 발견한다.

"청계천이라는 곳이 양면성이 있잖아요.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세입자들은 힘들게 하루 하루 살아가는데, 실제 그 땅 주인은 어마어마한 부자 아닌가요? 감독님도 그런 양면성을 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청계천 개발로 잊혀져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겨오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피에타'는 4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최초개봉)로 공식 상영된다. "베니스 영화제까지 함께 했으니 이미 많은 걸 얻었다"는 이정진은 "감독과 출연 배우들 모두 (수상에 대해)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 (영화 흥행, 수상과 같은)더 이상의 좋은 일들은 감사한 선물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피에타'는 참 묘한 영화에요. 관객에게 영화가 어떻게 다가갈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해요. 그래선지 관객들의 반응이 어느 때 보다 참 궁금하기도 하고요."(웃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